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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치 총리는 EU 꼭두각시” 로마에 反이민 시위 수천명 몰려

입력 | 2015-03-01 17:36:00


2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중심가의 포폴로 광장에 정부의 이민정책에 반대하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이 집회를 주도한 것은 이탈리아 극우정당인 북부동맹이었다. 마테오 살비니 북부동맹 대표는 이 자리에서 마테오 렌치 총리의 세금, 은행 정책을 들어 “렌치 총리는 유럽연합(EU)의 꼭두각시로 이탈리아의 국익보다 EU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리스 시리자의 총선 승리와 잇따른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의 테러의 영향으로 유럽 극우정당의 목소리가 또다시 커지고 있다. 여기에 계속되는 경기침체, 높은 실업률까지 겹치면서 그 원인을 EU의 긴축정책과 각국의 이민정책 탓으로 돌리는 주장이 먹혀들고 있다는 것. 올 1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반이슬람 시위에 2만5000명이 참가한 데 이어 이탈리아에서도 대규모 반이민 집회가 개최되면서 유럽 전역의 극우 시위가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이탈리아에선 살비니 대표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렌치 총리에 빗대 ‘또 다른 마테오’라고 불리는 그는 이탈리아 북부지역의 독립을 내세웠던 이 정당의 기존 전략을 반(反)EU, 반(反)이민, 반(反)긴축으로 바꿨다. 당초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주류 우파정당과 함께 연정에 참여했던 북부동맹은 서서히 독자적 지지세력을 확보하며 올해 5월 이탈리아 지방선거에서 약진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초 5%대에 그쳤던 정당 지지율은 올해 초 15%까지 높아졌다.

유럽 극우정당의 지지율은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북부동맹과 함께 영국의 영국독립당(UKIP), 스웨덴의 스웨덴민주당 등은 지난해 말 지지율이 10%대 중반으로 뛰어올랐다. 프랑스의 국민전선과 네덜란드의 자유당은 지지율이 이미 30%에 육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정당이 올해 지방선거와 총선을 거치면서 EU 탈퇴를 주장하며 연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