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한 엄마] 30대 숨지고 세살배기는 중태
30대 어머니가 자폐증 증상을 보이는 세 살배기 외아들을 안고 아파트 15층에서 뛰어내렸다. 어머니는 목숨을 잃었고 아들은 중태다.
27일 오전 5시경 대구 동구 모 아파트 15층에서 이모 씨(36·여)가 아들을 안고 1층 화단으로 투신했다. 이 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아들은 살았지만 중태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씨 아들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진단 결과 머리와 가슴뼈 골절상과 폐 부위가 눌린 것이 확인됐다. 병원 관계자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생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로선 아무것도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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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경찰에서 “새벽 5시경 찬바람에 깨서 베란다에 가 보니 창문이 열려 있었다. 불길한 마음에 밖을 내려다봤더니 아내와 아이가 보였다”고 진술했다.
이 씨는 아들이 한 달 전쯤 병원에서 언어 습득이 낮아 자폐증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듣고 거의 매일 잠을 이루지 못했다. 또 아들이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뛰어다니는 등 말을 듣지 않아 크게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부터 남편에게 “못살겠다. 같이 죽자”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