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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우 감독 “선수들이 믿어줄지 모르겠지만… 선수들에게 진짜 고맙다”

입력 | 2015-02-24 06:40:00

위성우 감독(왼쪽)을 빼놓고 우리은행을 얘기할 수 없을 정도다. 우리은행이 한동안 꼴찌에 머물던 ‘흑역사’를 딛고 3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이란 금자탑을 쌓을 수 있었던 데는 위 감독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위 감독이 23일 KDB생명전 승리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신선우 WKBL 총재직무대행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춘천|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카리스마 위성우 감독의 우승 소감

위 감독 소감 들은 선수들 흐뭇한 반응
양지희 “달라진 감독님, 배려도 해줘요”
박혜진 “훈련땐 미웠는데 우승 안겨줬죠”

“선수들에게 진짜 고마운데, 내가 이 말을 했다면 믿을지 모르겠네요.”

우리은행은 23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KBD생명과의 홈경기에서 74-71로 이겨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3연패에 성공했다. 경기 초반에는 우리은행답지 않았다. 1쿼터를 18-23으로 뒤졌고, 시소게임을 펼쳤다. 그러나 3쿼터부터 강호의 면모를 되찾았다. 체력에서 앞서는 우리은행 선수들은 짜임새 있는 플레이와 강한 수비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챔피언 결정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우리은행 위성우(44) 감독은 재미난 우승 소감을 남겼다. 그는 “경기 준비는 코칭스태프와 선수가 함께하지만, 결국 승부는 선수들이 책임진다. 지난 3시즌 연속 정규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선수들이 그만큼 잘해줬기 때문이다.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가장 고마운데, 내가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하면 선수들이 믿을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위 감독이 그런 말을 한 데는 이유가 있다. 위 감독은 우리은행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강도 높은 훈련으로 선수들을 몰아쳤다. 또 강력한 카스리마로 눈물이 쏙 빠질 만큼 선수들을 다그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지난 두 시즌 동안 챔피언에 오른 직후 우승 세리머니를 할 때마다 헹가래 직후 우리은행 선수들은 위 감독을 발로 밟으면서 그동안의 분풀이(?)를 하기도 했다. 이날은 정규리그 우승 확정이었기 때문에 위 감독을 밟는 세리머니는 재현되지 않았다.

위 감독의 소감을 전해들은 선수들의 반응도 흥미로웠다. 양지희는 “감독님이 많이 바뀌셨다. 이전과 달리 이번 시즌에는 훈련할 때 나이도 배려해주셨다. 하지만 연승을 마감하고 팀이 안 좋을 때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가끔 뜬금없이 화를 내시는데, 예민하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박혜진은 “솔직히 운동할 때는 너무 힘들어서 감독님이 밉기도 하고, 싫기도 했다. 하지만 연습할 때 그렇게 고통스러운 게 경기장에선 승리로 이어진다는 걸 알게 됐다”며 “첫 해에는 감독님이 진짜 미웠는데, 지금은 감독님이 설명하시고 훈련을 진행하기 때문에 잘 받아들이고 있다. 감독님이 많이 바뀌셨다”며 웃었다.

우리은행의 다음 목표는 3연속 통합 우승이다. 위 감독은 “정규리그 4경기가 남았는데, 챔프전을 대비한 경기력 유지와 상대에 대비한 훈련을 겸해 치를 생각이다”고 밝혔다. 그는 “신한은행, KB스타즈 모두 이번 시즌 우리를 많이 괴롭혔던 팀들이다. 우리가 확실히 앞선다고 할 수 없다. 두 팀의 플레이오프(PO)를 보면서 철저하게 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맏언니 임영희는 “PO에서 어떤 팀이 올라오든지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 상대가 어떤 팀이 되느냐보다는 우리 스스로 챔프전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춘천|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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