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크라이슬러·포드, 유가인하 기회로 판매경쟁 점화
FCA코리아는 중형 세단 ‘올-뉴 크라이슬러 200’을 북미를 제외한 글로벌 시장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했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는 스포츠카 ‘올 뉴 머스탱’을 선보였다. 이들은 올해 한국 시장에서 신차를 추가로 내놓으며 독일차의 아성에 도전할 계획이다.
저유가 바람 타고 성장
미국차는 특히 지난해 눈에 띄게 성장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캐딜락 크라이슬러 포드 등 미국차 3개 브랜드는 총 1만4465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4.1% 성장했다. 독일차 4개 브랜드(BMW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아우디)의 성장률(29.2%)에는 못 미치지만 크게 선전했다. 같은 기간 일본차 5개 브랜드(도요타 닛산 렉서스 혼다 인피니티) 판매량은 10.0% 성장했다.
미국 업체들은 이런 기류를 타고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해 총 503대를 판매한 캐딜락은 올해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하고 네 자릿수 판매량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FCA코리아는 올해 전년(6407대) 대비 35% 이상 성장한 8600대를 목표로 잡았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는 전년(8718대)보다 10% 이상 성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GM 캐딜락 ‘SRX’
우선 신차 경쟁이 시작됐다. 다양한 차종을 내놓으면서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캐딜락은 이달 중으로 프리미엄 중형 크로스오버 ‘SRX’의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GM코리아 관계자는 “매년 신차를 1종 이상 출시해 모든 라인을 갖춘 브랜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FCA코리아는 하반기에 ‘지프 레니게이드’와 ‘피아트 500X’를 선보일 방침이다. FCA코리아 관계자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지프 레니게이드는 중형과 대형 SUV 위주인 지프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할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마케팅도 공격적이다. 캐딜락은 특히 GM 본사 차원에서 전례 없이 마케팅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CTS를 출시한 뒤 TV 광고와 간접광고(PPL), 고객 이벤트 등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격경쟁력도 높였다. 이달 출시한 ATS는 사양을 높였는데도 가격을 낮췄다. 럭셔리 모델이 4450만 원, 프리미엄 5100만 원, AWD 5400만 원으로 지난해 모델보다 각각 300만 원, 100만 원, 150만 원 낮아졌다. 판매망도 넓어졌다. 지난해 캐딜락은 단독 매장 세 곳과 캐딜락-쉐보레 복합매장 다섯 곳을 열었는데 올해에는 광주 지역에 독립 전시장을 만들 방침이다.
FCA코리아는 올해를 고객 서비스 품질 강화 원년으로 선포했다. 지난달부터 고객만족지수를 도입했다. 서비스를 받은 고객이 5일 이내에 만족도에 대한 의견을 주면 부족했던 부분을 신속하게 개선하는 제도다. 근무 연한과 분야별 시험 결과에 따라 브랜드 전문가 레벨을 지정하는 서비스요원 자격 프로그램, 우수 인력 해외본사 연수 프로그램도 시행할 방침이다.
미국차 업체들에게 한국 시장은 미래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한 곳이다. 프리미엄 모델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데다 전반적인 수입차 시장 성장세가 빨라서다. GM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는 소비 패턴이 까다로운 편이라 이들을 만족시킨 차라면 다른 국가에서의 승산도 보장돼 한국 시장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