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유통업계 실적 살펴보니
유통업계가 지난해 실적을 잇달아 내놓으며 업태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며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이 침체의 늪에 빠진 반면 온라인과 모바일 부문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의 힘으로 면세점 성장률이 두드러진 것도 특징이다.
○ 백화점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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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은 2003년 카드 대란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액이 줄어들었다. 문제는 외환위기나 카드 사태 같은 외부 충격이 없었는데도 매출이 줄었다는 것. 합리적인 소비 성향이 강해진 기존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모바일, 해외 직구로 돌아선 탓이다.
백화점들은 이 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온라인몰과 모바일 앱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 사업 투자를 늘리는 정공법을 택하고 있다. 신세계가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발표한 가운데 현대백화점도 올해 기존 백화점 증축, 복합쇼핑몰 투자 계획을 밝혔다.
○ 대형마트 ‘비’
대형마트는 소비 침체와 정부 규제, 해외 사업 부진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크게 줄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20.7%, 64.3% 줄었다. 특히 대량 구매보다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며 대형마트는 업태 자체에 대한 근원적 고민에 빠졌다.
오프라인은 부진했지만 대형마트의 온라인 부문 매출은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의 모바일몰과 온라인몰 매출은 각각 201.6%, 19.6% 증가했다. 올해 대형마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옴니채널’ 서비스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홈쇼핑 ‘구름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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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홈쇼핑이 TV 중심에서 모바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TV홈쇼핑에서 번 돈을 모바일의 대대적 마케팅에 쏟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 편의점 ‘맑음’
1인 가구 확산과 소량, 근거리 구매를 하는 소비자가 늘며 편의점은 지난해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분위기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편의점의 판매액 경상지수는 7.4% 늘며 전년(7.7%) 수준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2위인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의 경우 매출은 전년보다 8.8% 늘었다.
○ 면세점 ‘매우 맑음’
유커 덕분에 지난해 면세점들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롯데면세점이 잠정 집계한 지난해 매출은 4조2000억 원가량으로 전년보다 약 16% 성장했다. 신라면세점 역시 지난해 매출액이 2조6123억 원으로 전년보다 25.2% 늘었다. 지난해 전국 면세점 시장 규모는 약 8조3000억 원으로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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