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학원 “대학 행정직 우선 채용… 출산뒤엔 中高 시간제 교사 발령” 경찰, 車파편 수거하고도 무시
하늘나라에서도 아내의 꿈이 이뤄지도록 애쓴 덕분일까. ‘크림빵 뺑소니’ 사건 피해자 강모 씨(29)의 아내 A 씨(26)가 교단에 설 수 있게 됐다. 충북 청주의 서원학원은 A 씨를 대학 행정직원으로 채용하고 4월 A 씨가 출산한 뒤 내년에 복직하면 산하 중고교 가운데 한 곳의 시간제 교사로 발령 내겠다고 3일 밝혔다.
사범대를 졸업한 강 씨 부부는 함께 교사 임용고시를 준비했다. 하지만 형편이 넉넉지 않아 남편 강 씨가 화물차 운전사로 일하며 생계를 꾸렸고 아내는 계속 임용고시에 도전했다. 강 씨가 뺑소니로 숨지면서 주변에서는 아내마저 꿈을 잃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많았다. 이에 청주지역에서 서원대와 중고교 5곳을 운영하는 서원학원 측이 A 씨의 꿈을 위해 지원에 나선 것. A 씨는 4일부터 출근해 서원대 한국교육자료박물관에서 일하며 임용고시를 계속 준비할 계획이다.
A 씨는 3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차량 추적을 도운 누리꾼에게 감사한다. 가해자 가족 역시 날벼락 맞은 심정일 텐데 아이 엄마가 될 사람으로서 마음이 불편하다’는 글을 올렸다. 이와 함께 ‘이 세상을 힘차게 살다 뚜렷한 발자취를 남기고 간 남편이 자랑스럽다’는 내용도 함께 적었다. 청주의 한 산부인과는 A 씨의 진료비와 산후조리비용 일체를 부담하겠다고 나섰고, 한 기업에서는 유가족에게 1000만 원을 지원하는 등 온정도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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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