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타격코치.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30일 KIA의 캠프지인 오키나와 킨 구장에는 비가 내렸다. 빗줄기가 제법 굵어졌으나 코치진과 선수들은 예정된 훈련 스케줄을 묵묵히 진행했다. 정오를 넘어 빗속의 타격훈련이 시작됐다. ‘빅초이’ 최희섭(36)은 첫 번째 조로 배팅케이지에 들어갔다. 박흥식 타격코치를 비롯해 김기태 감독까지 최희섭의 타격을 유심히 지켜봤다.
범상치 않은 타구들이 잇달아 쏟아졌다. 킨 구장은 중앙 펜스 길이가 122m이고, 좌우 사이드가 100m인 비교적 큰 규모다. 그런데 최희섭의 타구는 우중간 방향에 집중적으로 밀집됐다. 최희섭의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큰 포물선을 그리는 홈런 타구가 킨 구장 우중간 펜스너머로 날아갔다. 파워만큼은 여전했다. 그러나 최희섭은 고개를 곧잘 저었다.
최희섭의 연습 결과에 대해 박 코치는 “방금 봤지 않나? 지금처럼만 유지되면 홈런 25개에서 30개는 기대할만하다”라고 극찬했다. 박 코치는 “다치지 않으면”을 전제로 달았다. 그만큼 최희섭의 타격폼이 안정적인 궤도에 접어들었고, 체력훈련이 순조롭게 이뤄졌다는 만족감이다.
박 코치는 이승엽(삼성), 박병호(넥센) 등 거포의 잠재력을 발견하는데 일가견을 보여 왔다. 그런 박 코치가 “지금처럼만 해주면 25홈런 이상”을 장담하고 있는 것이다.
정작 최희섭은 “시즌 들어가서 일단 홈런 1개라도 치고 싶다”라고 웃었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자발적이고 의욕적이라는 것이 KIA 내부의 일치된 시선이다.
오키나와(일본)|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