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 ‘현직 검사의 외부기관 파견 금지’를 공약했다. 이 공약은 취임과 동시에 깨졌다. 당시 인천지검 부장검사이던 이중희 부산지검 2차장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민정비서관으로 임명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청와대와 법무부는 “(이 비서관이) 검찰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 비서관은 지난해 5월 청와대를 떠난 뒤 검찰에 복귀했다. 최근 청와대가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에 유일준 수원지검 평택지청장을 내정했다. 그는 내정 직전 사표를 제출했다. 현직 검사의 청와대 파견을 금지한 검찰청법 규정을 교묘하게 피하는 ‘꼼수’다.
유 지청장은 검찰에 복귀하지 않을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켜질지는 알 수 없다. 이번 정부에서 현직 검사의 청와대 편법 파견은 유 지청장까지 포함하면 11명째다. 1997년 현직 검사의 청와대 근무를 금지한 검찰청법 44조 2항이 생긴 이래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 때도 현직 검사에게 사표를 내게 한 뒤 청와대로 보냈다가 검사로 복귀시키곤 했다. 노무현 정부 때 신현수 사정비서관이 복귀하지 않은 유일한 사례였다.
과거 청와대에 파견된 검사들은 청와대와 검찰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 검찰 내 선두주자들이 주로 발탁되고 복귀하면 검찰 요직을 맡았다.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으나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사건 처리 때마다 검찰의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 박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공약으로 현직 검사의 청와대 파견을 금지하겠다는 약속을 하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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