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처리-샛강살리기 사업 결실, 수질 개선되며 2급수로 맑아져 동촌유원지 등 시민들 발길 이어져
북대구나들목 근처 금호강 하중도. 수질과 주변 환경을 개선해 시민들이 즐겨 찾는 금호강 명소가 됐다. 대구시 제공
직장인 황기수 씨(42)는 요즘 대구 북구 신천대로를 타고 서대구나들목 구간을 달리는 퇴근길이 즐겁다. 수년 전부터 강물이 깨끗해지면서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아졌기 때문이다. 낚시를 하는 주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황 씨는 “강 주변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봄에 가족과 함께 소풍 오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 금호강의 수질이 크게 나아지면서 시민을 위한 쾌적한 쉼터로 자리 잡고 있다. 금호강의 수질은 30여 년 만에 2급수 수준으로 맑아졌다. 최근 환경부가 전국 하천 574곳을 평가한 결과 금호강의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은 1983년 L당 191.2mg에서 지난해 3.6mg(2급수)로 낮아졌다. 수질 개선율이 98.1%로 전국 최고다.
북구 하중도(하천 가운데 있는 섬)가 대표적이다. 빽빽했던 비닐하우스와 텃밭은 사라지고 사계절 독특한 풍경을 뽐내는 도심 속 친환경 섬으로 바뀌었다. 둔치에는 각종 체육시설과 편의시설이 들어서 평일에도 찾는 시민이 많다.
금호강 오염으로 한동안 방치됐던 동구 동촌유원지 일대는 옛 명성을 찾고 있다. 2010년부터 약 1800억 원을 들여 완공한 생태하천 조성사업은 대표적인 도시 재생 사례로 꼽힌다. 강을 가로지르는 해맞이 다리는 명물이 됐다. 이곳에서 강을 따라 만든 자전거길과 조깅 코스는 왕복 40여 km다. 흙과 친환경 포장재를 깔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동촌유원지에서 하류 방향으로 1km 정도 가면 2013년 12월 개통한 아양 기찻길이 나온다. 2008년 2월 열차 운행이 중단돼 흉물처럼 남아 있던 철교를 색다른 문화공간으로 꾸몄다. 다리 중간에 설치된 전망대는 금호강 경치를 감상하기에 좋다. 평일 하루 5000여 명, 주말 7000여 명이 찾는 새로운 관광지가 됐다.
금호강 수질개선 사업은 계속 진행 중이다. 시는 BOD 수치를 더 낮추는 한편 시민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샛강인 수성구 범어천 신천시장∼동신교 구간(0.7km)은 올해 6월, 달서구 대명천(3.8km)은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