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고향 스타브로폴의 당 제2서기일 때 고려인들이 찾아와 관개용지에 양파를 키워 ha당 45t은 당국이 갖고 나머지는 자신들이 갖게 해 달라고 제안했다. 고려인들은 밭 옆에서 먹고 자며 일해 높은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연방검찰이 사회주의 원칙을 어겼다고 문제 삼아 고려인들은 결국 쫓겨났고, 현지에선 양파가 부족해져 수입을 하게 된다. 한인들의 강인한 생활력을 보여 주는 이 에피소드는 재작년 출간된 고르바초프 회고록에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음 달 2일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출간한다. 1장은 ‘나는 대통령을 꿈꾸지 않았다’로 시작한다. 800쪽의 방대한 분량인데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는 최대한 제외했다고 참모들이 전했다. 하지만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로서는 자원외교에 힘쓸 수밖에 없다” “4대 강 사업의 효과는 이미 보고 있다” 같은 내용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재임 중의 주요 사업을 옹호하고 있다. 지금 이 시기에 내는 것에 정치적 고려가 없다고 보긴 어렵다.
한기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