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10경기 무득점 반드시 끊겠다”
한국 축구의 대표 스타 손흥민(22·레버쿠젠)은 그라운드에서 두 번 크게 울었다.
처음은 4년 전 이맘때다. 2011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패하자 그는 눈물을 쏟았다. 두 번째는 3년 뒤 브라질 월드컵에서였다. 지난해 6월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0-1로 지며 탈락이 확정됐을 때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울었다.
2015 호주 아시안컵에 출전한 그는 다시는 울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손흥민은 21일 호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4년 전 아시안컵 때는 겁도 없었고 경험도 없었다. 지금은 경험을 많이 했고 경기 운영 능력도 많이 늘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대표팀에서 그의 존재감은 작았다. 지난해 6월 22일 알제리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골을 넣은 뒤 7개월간 A매치 무득점이다. 10경기 동안 골이 없다. 이번 대회에서도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조별리그 1차전 오만전에서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팀 승리를 도왔지만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감기 몸살에 걸려 결장했다. 호주전에서는 교체 선수로 출전했다. 2경기에서 131분을 뛰었지만 무득점이었다.
8강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는 그래서 책임감이 더 무겁다. 22일 열리는 8강전에서 손흥민은 골문 앞에서의 활발한 움직임뿐만 아니라 세트피스 상황에서 키커로 나서 득점을 노릴 계획이다. 그는 “득점왕 등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 뛰는 게 아니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는 데 전념하고 싶다”고 말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은 8강전에서 선발로 뛸 수 있는 몸 상태다. 그의 출전으로 좀 더 위협적인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즈베키스탄은 ‘지한파’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르잘롤 카시모프 감독도 그중 한 명이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통산 전적에서 8승 2무 1패로 앞서 있는데 딱 한 번 진 것이 카시모프 감독이 선수로 뛰었던 경기다. 당시 우즈베키스탄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4강전에서 한국을 1-0으로 이겼다. 또 세르베르 제파로프(성남)는 2010년 K리그 서울에서 활약했고 2013년부터 성남 유니폼을 입고 있다. 티무르 카파제(로코모티브 타슈켄트)는 2011년 인천에 입단해 30경기에서 5골 3도움을 기록했다.
멜버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