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모
지난해 말 동아일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이 대통령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경제 활성화(49.1%)였습니다. 최근 경기가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겠지요. 그 다음은 바로 국민과의 소통 강화(26.4%)였습니다. 올해 들어 한 설문 조사기관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는데 그 이유가 소통 미흡 때문(19.0%)이라고 하더군요.
요즘 정치인들은 툭하면 ‘국민과의 소통’이란 말을 씁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소통이 실제로는 국민이 아닌, 주요 정치인이나 사회지도자, 정부, 특히 대통령과의 소통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높은 지위를 이용해 국민에게 호통치는 정치인을 이따금 볼 수 있습니다. 국민과의 소통을 원한다면서 차마 해서는 안 될 일이지요. 그런 행동은 국민과 담을 쌓는 결과로 이어질 겁니다.
몇몇 정치인은 이 추운 날씨에도 노인복지관 등을 돌면서 급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들이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아직까지 희망은 남아 있다고 말이지요. 국민에게는 선거 때만 정치인의 악수와 위로가 필요한 게 아닙니다. 국민이 아플 때도 그 위로가 필요합니다. 정치인의 진심 어린 위로가 때로는 수심 깊은 국민의 얼굴을 웃게 해 줄 수도 있지요.
대통령도 국민과 소통하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이 적다고 할 때도 대통령이 국회의장이나 당 대표, 지도자급 정치인과의 소통이 적다는 뜻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국민과 소통을 덜 한다는 뜻이지요. ‘대통령의 소통 부족’이란 말을 이제는 그만 들었으면 합니다.
서민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소통은 이렇습니다. 대통령이 서민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생활을 들여다보며 애로 사항을 듣고 찾아내 정부 정책에 반영하고, 그 결과 서민의 삶의 질을 높여 주는 것이지요. 대통령은 국민의 걱정과 근심에 늘 귀를 기울여 들어줘야 합니다. 그리고 밝고 환한 미소를 안겨 줘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국민과의 소통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