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신음 슈틸리케호 기대 한 몸에 볼키핑 능력-드리블서 장점 보여… 오른쪽 공격-중앙MF 동시 소화 포지션 바꿔가며 전술 핵 맡을듯
구자철(26·마인츠) 이청용(27·볼턴)과 포지션 경쟁을 벌였던 ‘슈틸리케호의 황태자’ 남태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을 앞두고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구자철과 이청용이 모두 부상으로 대회를 마감했기 때문이다. 노련한 경기 경험과 수비 가담 능력을 지닌 구자철과, 좁은 공간에서의 순간 돌파가 장점인 이청용이 빠진 것은 대표팀에는 치명타다.
그러나 남태희에게도 그들 못지않은 장점이 있다. 남태희는 볼키핑 능력과 드리블에서 장점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남태희는 상대의 수비라인을 허물 수 있는 공격카드로 사용될 수 있다. 또 이청용과 구자철이 뛰는 오른쪽 측면 공격과 중앙 미드필더 두 자리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반면 남태희가 오른쪽으로 출전하면 중앙 미드필더로는 이근호(30·엘자이시)와 이명주(25·알 아인)가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는 남태희의 측면 돌파와 이근호의 빠른 중앙 플레이를 연결한 속도감 있는 공격이 예상된다.
어떤 경우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남태희의 멀티플레이 능력을 활용해 자주 포지션을 바꾸면서 공격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어깨가 무거울 법도 하지만 그는 대표팀에서 돌부처처럼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남태희가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서 생활해온 탓인지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 대표팀에서도 거의 말이 없다”고 말했다. 2009년부터 발랑시엔(프랑스)에서 외국 선수들과 생존 경쟁을 해오며 감정 조절 능력이 뛰어나다. 슈틸리케 감독도 남태희의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대에 걸맞게 남태희도 지난해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자신의 A매치 데뷔 골을 넣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쿠웨이트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활약했다. 남태희가 남은 경기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진정한 황태자로 인정받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