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랐던 수용소-고문시기 등 자서전 일부내용 오류 인정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 신 씨의 자서전 ‘14호 수용소 탈출’을 쓴 전 WP 기자 블레인 하든 씨의 말을 인용해 “신 씨가 잔혹한 고문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몇 가지 사실에서 오류가 있었다”며 “신 씨가 혼란을 가져온 데 대해 매우 미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 씨가 잘못을 인정한 사실은 두 가지다. 그가 태어난 곳은 평양 북쪽 산속에 있는 정치범수용소인 ‘14호 수용소’이지만 6세 때 어머니, 형과 함께 대동강을 건너 ‘18호 수용소’로 옮겨졌다. 그가 어머니와 형의 탈주 모의를 신고해 죽게 한 것도 바로 18호 수용소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14호 수용소에서 태어나 2005년 탈출할 때까지 줄곧 그곳에서 살았다”고 주장해왔다.
신 씨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누구나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있듯이 나 또한 세세한 부분까지 밝히고 싶지 않았다”며 “내가 지금까지 해온 활동을 계속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내가 없이도 당신들은 싸울 수 있다. 이것이 내 마지막 글이 될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북한 인권운동이 신 씨 등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진행돼온 만큼 이번 일이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미국 비정부기구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커를러토이우 사무총장은 WP 인터뷰에서 “수용소의 이름이 14호이든 18호이든, 혹은 아우슈비츠이든 큰 차이는 없다. 중요한 것은 신 씨가 정치범수용소 생존자라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