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형권 뉴욕 특파원
한국과 미국, 서울과 뉴욕은 다르다. 서울 경찰과 뉴욕 캅스(cops)도 같을 수 없다. 요즘 기자는 미국 공권력의 상징 중 하나인 뉴욕 시 경찰청(NYPD)은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탐구 중이다.
NYPD는 우선 무섭고 두렵다. 거리에서 가치담배를 팔던 흑인이 단속하던 백인 경찰에게 목을 졸려 숨졌지만 NYPD는 결국 아무 처벌도 받지 않았다. 뉴욕 맨해튼은 한동안 그 흑인의 마지막 절규인 “난 숨을 쉴 수가 없어요”를 외치는 시위대로 넘쳐났다. 이래저래 만난 일선 NYPD들에게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들이 벌어질 수 있느냐”고 물었다. 여러 대답 중 “‘6명보다 12명에게 의지하는 게 낫다’는 경찰 내부 격언이 있다”는 한 경관의 귀띔에 꽂혔다. 6명은 시신이 담긴 관(棺)을 드는 사람 수, 12명은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대배심단 수. 망설이다가 범죄자의 총에 맞는 것보다 무조건 먼저 제압해 법의 판단을 받는 게 낫다는 인식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최근 “과잉 진압한 경찰에 대한 조사나 수사가 결국 ‘제 식구 감싸기’로 끝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내가 이렇게 죽으면(순직하면) 내 가족은 어떻게 살아가나’ 하는 걱정이 들지 않나.”(기자)
“그런 걱정을 하는 NYPD는 없다. 국가가 유가족의 여생을 더욱 확실히 끝까지 책임진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피녜이로 전 제1차장)
지난달 순찰차에 앉아 있던 NYPD 2명이 대낮에 20대 흑인의 무차별 총격에 숨졌다. 윌리엄 브래턴 NYPD 청장은 그 장례식에서 NYPD를 이렇게 정의했다. “(NYPD는) 다른 직업과 비교할 수 없는 보상을 여러분에게 줍니다. 하지만 어느 날 이렇게 여러분에게 ‘모든 걸’ 다 내놓으라고 요구합니다.”
20년 전 함께 치킨을 나눠 먹으며 밤을 지새우던 서울 캅스 ‘형님’들은 경찰의 삶을 어떻게 정의하며 살았을까. 그리고 지금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문득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