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 파문/무기력한 與] 국면전환 대책 머리 맞댔지만… 해법 못찾고 “檢수사 지켜보자”
“곧 있을 검찰 수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자!”
17일 오전 9시 50분 국회 본관 2층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실.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들과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정윤회 동향’ 문건 파문의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결론은 예상대로였다.
4선의 한 비박(비박근혜)계 의원은 이날 “청와대 비선 실세 문제는 매일 얘기하던 수준에 그쳤다”며 “큰 줄기는 다음 주 검찰 수사결과 발표를 지켜본 뒤 국면 전환 대책을 마련하자는 것이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다만 “연내에는 모든 문제가 정리돼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했다.
문제는 당 지도부와 국민의 상황 인식에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건 유출 파장 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사실 뭐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사실 ‘깜도 안 되는’ 사람들 때문에 (대한민국이) 놀아나고 있는 것”이라며 “청와대 3인방은 권력자가 아니라 대통령의 심부름꾼이고 수족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문고리 권력으로 여론이 매몰되고 있는데 한 달만 지나면 이런 일이 있었느냐고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회의에 참석한 핵심 당직자도 “문제의 핵심은 박근혜 정부가 잘못을 했다는 것이 아니라 잘못하는 것처럼 비치고 있다는 점”이라며 “결국 시간이 약”이라고 말했다. 그는 “억지로 해법을 찾기보다는 오히려 늘 해오던 대로 정상적으로 국정운영을 하는 것이 해법일 수 있다”고만 했다.
하지만 국정 운영의 한 축인 여당으로서는 국면 전환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다른 핵심 당직자는 “여당에 정치적으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개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국면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각 인선이 자칫 인사검증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 고위 관계자는 “개각을 단행한다고 해도 현재의 정치권 분위기 속에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제대로 통과할 사람이 있겠느냐”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