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리시브 성공률 50.6% 역대 최저… 용병들 스파이크 같은 강서브 펑펑 국내선수들은 ‘목적타’ 때려 괴롭혀… 공 탄성까지 좋아져 리베로들 “죽을 맛”
프로배구 최고 연봉(3억5000만 원)을 받는 현대캐피탈 리베로 여오현. 지난 시즌 72.9%의 성공률을 자랑했던 그의 서브 리시브는 올 시즌59.4%로 낮아졌다. 상대 서버들이 강한 서브를 때리는 데다 탄성이 좋은 볼을 공인구로 사용하면서 볼을 컨트롤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동아일보DB
9일까지 2014∼2015 NH농협 V리그 경기에서 남자부 평균 서브 리시브 성공률은 역대 최저인 50.6%다. 심리적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는 50% 붕괴가 코앞이다. 여자부는 3개 중 1개(33.9%)만 정확하게 받아내는 수준이다.
수비 기본기를 갖춘 선수가 줄어들면서 리베로들의 부담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는 뜻이다. 이종경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리시브 때 주로 쓰는) 언더패스는 성인이 돼 연습하면 크게 늘지 않는다. 어릴 때 반복 훈련이 중요한데 고교 경기부터 리베로 제도를 도입하다 보니 서브 리시브를 맡아줘야 할 레프트 자원들이 수비 연습을 게을리 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격력 위주로 대표팀을 뽑고 보면 리시브할 선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물론 서브가 더이상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도 성공률이 떨어진 중요한 이유다. 리시브 성공률이 프로 원년이던 2005시즌 63.1%에서 점차 내려오는 동안, 서브 에이스도 세트당 0.53개에서 올 시즌 0.95개로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서브 범실 역시 2.24개에서 3.41개가 됐다.
김상우 KBSN 해설위원은 “예전 선배들이 말하기를 자기 때는 리시브를 잘했다고 하는데 그때하고 지금은 서브라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고 봐야 한다. 외국인 선수들이 강 스파이크 서브를 날리는 건 물론이고 이제는 국내 선수들도 누구 하나 똑같은 서브를 때리지 않는 상황이 됐다”며 “예전에는 서브 범실을 줄이는 게 제1 목표였다. 이제는 모든 팀이 상대 리시브 라인을 뒤흔드는 다양한 서브 전략을 구사하게 되면서 리시브 성공률이 떨어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2010∼2011시즌을 기점으로 리시브 성공률이 갑자기 떨어진 건 국제 기준에 맞춰 공인구를 현재 쓰는 스타의 ‘그랜드챔피언’으로 바꾼 영향도 크다. 여오현은 “지금 볼은 탄성이 좋아서 변화가 심하다. 조금이라도 정확하게 받지 않으면 컨트롤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