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첫 외국인 자율방범대 대장 맡은 파키스탄 아메드씨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발족한 외국인 자율방범대원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세계음식문화거리에서 첫 방범활동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오세니 바시로 씨(47·나이지리아), 방범대장인 탄위르 아메드 씨(42·파키스탄), 강 멜라니 씨(26·필리핀), 김진석 용산서 자율방범대 연합대장, 그레첸 씨(28·필리핀), 오장미 씨(51·필리핀).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지난달 28일 오후 8시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캐나다 출신 토드 러셀 씨(41)가 호주인 친구와 길을 지나다 눈을 휘둥그레 뜨며 물었다. 그의 눈앞에는 검은색 모자, 파란 조끼를 착용한 외국인 5명이 반짝이는 형광봉을 손에 들고 서 있었다. 국내 ‘다문화 1번지’로 꼽히는 이태원 관광특구에 외국인 자율방범대가 처음 활동에 나선 날이었다.
필리핀 출신 방범대원 강 멜라니 씨(26·여)는 방범대를 소개한 뒤 “도움이 필요한 게 있느냐”고 물었다. 러셀 씨는 “한국에서 14년 살았다. 모든 게 괜찮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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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방범대장인 파키스탄 출신 탄위르 아메드 씨(42)는 1997년부터 한국에서 살았다. 2005년 한국인과 결혼했고, 2012년 자국인 교민모임인 ‘주한파키스탄교민사회’를 만들어 회장을 맡고 있다. 목표는 한국인이 파키스탄인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도록 하는 것. 이런 목표를 갖게 된 건 한국인과 결혼을 하면서부터였다.
주한파키스탄교민사회 구성원은 2200여 명. 그는 평소 모임에서 파키스탄인들에게 틈틈이 한국의 법질서에 대해 교육을 해 왔다. “사업하면서 거짓말하지 마라. 길 가다 사람들과 싸우지 말라”는 내용이다. 행실을 잘 다듬어야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메드 씨가 한국에서 산 지도 어느새 17년. 전자제품 무역업과 음식점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그는 “돈만 벌어서 떠날 생각은 없고, 한국에서 계속 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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