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시즌 신인왕에 압도적 득표로 뽑힌 NC 박민우가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박민우의 수상으로 NC는 지난해 이재학에 이어 2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박민우 신인왕 만든 부친 박현수 씨
박 씨 “아들이 야구 한 건 내 고집 때문”
오른손잡이 좌타자 시킨 게 후회되기도
NC 입단하자 사업까지 접고 뒷바라지
박민우 “좋은 자리에 모셔 기쁘다” 감격
● “어릴 때부터 타고난 야구선수”
박 씨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특히 야구를 사랑했다. 부산 한국통신(현 kt) 지사에서 재직할 당시 사회인야구팀에서 뛸 정도였다. 박민우는 3∼4세 때부터 아버지와 캐치볼을 하며 야구선수로의 꿈을 키웠다. 박 씨는 “(박)민우는 그때부터 운동신경이 남달랐다. 엄마는 민우가 야구하는 걸 반대했는데 내가 적극적으로 시켰다. 민우가 야구를 한 건 내 고집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박민우를 향한 박 씨의 열정은 대단했다. 박민우가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 박 씨는 이듬해 박민우가 야구를 배우고 있는 서울 용산구 리틀야구단장을 맡았고, 이후 리틀야구연맹부회장을 역임하며 아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이뿐 아니다. 박 씨는 한강고수부지에서 박민우에게 직접 펑고까지 치며 쉼 없이 아들을 단련시켰다.
● “신인왕? 자만하지 말거라!”
박민우는 헌신적으로 지원한 아버지 덕분에 훌륭한 야구선수로 성장했다. 휘문고 시절인 2011년 이영민타격상을 받으며 두각을 보였고, NC의 지명을 받아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박 씨는 박민우가 마산을 연고로 한 NC에 입단하자 뒷바라지를 위해 서울에서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마산으로 내려갔다. 박민우도 그런 부모님의 헌신을 잘 알기에 최선을 다했다. NC의 주전2루수로 풀타임 출장하며 타율 0.298, 40타점, 50도루의 빼어난 성적으로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박 씨는 아들이 신인왕으로 무대에 오르자 “살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내 “아들에게 너무 엄하기만 했다. 원래 오른손잡이인데 좌타자를 시킨 것도 후회된다”고 고개를 숙였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고, 게다가 늦둥이로 얻은 막내아들이 예쁘지 않을 리 없었다.
박 씨는 이날도 “자랑스럽다”고 했지만 “아들에게 개인이 아닌 팀플레이를 아는 선수로 크길 바랐다. 홈런을 치기보다는 라이너성타구를 때리라고 했고, 공을 몸에 맞아서라도 출루하도록 가르쳤다. 포스트시즌에서의 상처가 있지만 그걸 이겨내는 것도 진정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신인왕을 받았지만 자만심을 버리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노력하길 바란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