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실리콘밸리 취업 한국청년 3인의 성공스토리
○ ‘SNS’로 능력 보고 ‘팬심’으로 열정 봤다
아마존 페이스북 벤츠 등 세계 유수 기업들을 고객으로 둔 행사 안내 플랫폼 기업 ‘가이드북’ 직원 조아라 씨(27·여)는 한국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에게 새로운 기회가 온 건 ‘에어비앤비’ 덕분. 에어비앤비는 일반인들이 자신의 집을 여행객들에게 숙소로 제공할 수 있는 숙박 공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평소 관심이 많았던 사회적 기업에 대한 공부 삼아 에어비앤비를 시작한 조 씨의 손님으로 가이드북의 제프 루이스 최고경영자(CEO)가 왔다. 숙소 제공자와 여행객으로 만난 두 사람의 관계는 곧 직원과 사장으로 바뀌었다.
홍익대에서 디지털미디어디자인을 전공하고 올해 9월부터 애플 쿠퍼티노 본사로 출근하고 있는 김윤재 씨(24)는 유학은 물론이고 어학연수 경험도 없다. 대기업에서 인턴을 했지만 정규직 입사에는 실패했다. 그런 김 씨가 애플에 입사하게 된 건 SNS를 통해서다.
김 씨는 ‘미니멀리즘 아이콘’(특정 사물을 단순하게 표현한 것) 디자인이 특기였다. 졸업학기였던 지난해 10월 자신의 작품에 대한 반응이 궁금했다. 그는 유명 디자인 사이트 ‘비핸스’에 작품 몇 개를 공개했다. 호평이 이어졌고, 누군가는 김 씨 작품을 자신의 SNS인 트위터로 퍼 날랐다.
‘혁신적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존 마에다 전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 총장이 이를 자신의 트위터로 퍼왔다. 이를 본 애플은 김 씨에게 e메일을 보냈다. ‘왕복 비행기 티켓을 줄 테니 면접을 보러 오라.’ 김 씨는 현재 애플 지도디자인팀에서 일하고 있다.
○ 스펙도 시험도 안 보는 ‘맞춤형 채용’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도 천편일률적 공채 대신에 다양한 경로의 채용을 통해 인재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다. 최대 기업 삼성이 직무능력 중심 선발로 채용 제도를 전면 개편하는 등 변화도 조금씩 시작되고 있다. 이해우 동아대 학생취업지원처 부처장은 “과도한 스펙 쌓기를 지양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인재를 선발하려면 ‘열린 채용’으로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