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프로야구 4년연속 통합우승] 염경엽 감독 “준비 잘해 다시 도전”… 손승락 “2015년엔 반드시 한풀이”
이장석 넥센 대표는 패배가 확정된 순간 선수들을 만나기 위해 더그아웃으로 내려갔다. 얄궂게도 그들의 뒤로 우승 트로피가 지나갔다. 밤하늘에는 삼성의 우승을 축하하는 불꽃이 연달아 터졌다. 최선을 다한 선수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이 대표는 “정말 고생하셨다. 너무 잘하셨다”고 격려했다.
선수들은 하나둘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런데 더그아웃에 남아 삼성 선수들이 우승을 자축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한 선수가 있었다. 전날 5차전에서 9회말 2사 후 최형우에게 끝내기 역전타를 맞은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었다. 붉게 충혈된 눈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던 그는 “내년에 다시 억울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두 눈 부릅뜨고 이 모습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의 말대로 불과 몇 해 전까지 한국 프로야구의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넥센은 올해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많은 사람에게 힘과 용기를 줬다. 그들이 보여준 투혼 자체만으로도 넥센의 영웅들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