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강원]교도소 수형자들의 트로트 메들리

입력 | 2014-11-07 03:00:00

영월교도소 동강희망나눔밴드
주민찾아 마술공연-색소폰 연주도




영월교도소 직원과 수형자들로 이뤄진 ‘동강희망나눔밴드’가 4일 오후 강원 영월군 영월여성회관을 방문해 흥겨운 노래와 연주로 주민들을 즐겁게 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4일 오후 강원 영월군 영월여성회관에서 흥겨운 노랫가락이 흘러나왔다. 영월교도소 직원과 수형자들로 구성된 음악 봉사 동아리 ‘동강희망나눔밴드’의 작은 공연. 영월교도소가 지역 주민과의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찾아가는 음악회’였다. 관객은 지역 주민 80여 명에 불과했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이날 밴드는 ‘사랑찾아 인생찾아’ ‘둥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황진이’ 등 주로 신나는 노래 위주의 무대를 선보였다. 노래에 맞춰 아주머니들은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기도 했다. 공연 중간에는 직원들의 색소폰 연주와 수형자의 마술 공연이 진행되기도 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공연은 출연진과 관객이 ‘사랑으로’를 같이 부르면서 막을 내렸다.

동강 희망나눔밴드는 교도소 직원과 수형자들이 재능기부를 통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2012년 7월 결성했다. 현재 밴드 멤버는 수형자 13명, 직원 3명 등 총 16명. 밴드는 2012년 12월 영월노인전문요양원에서 첫 외부 공연을 시작으로 교도소 안팎에서 공연 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올해도 충북 제천시 노인종합복지관 공연을 비롯해 교도소 내 사랑나눔콘서트 찬조 출연, 영월 상동경로대학 공연을 펼쳤다. 8월에는 경남 거창구치소 신설과 관련해 영월교도소에 견학 온 거창군민 300여 명을 대상으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밴드 멤버들은 공연을 위해 교도소 측이 마련해 준 연습실에서 매일 구슬땀을 흘린다. 보컬을 맡고 있는 수형자 A 씨는 “재능기부를 통해 사회와 사랑하는 가족에게 지은 죄를 참회한다는 마음에서 희망밴드에 동참하게 됐다”며 “노래를 통해 어르신들이 잠시나마 젊은 날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밴드 멤버 B 씨는 “사회에 진 빚을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 작은 재능이지만 정성껏 기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