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기능경기대회 조적·목공 우승 고교생
최근 제49회 전국기능경기대회 목공 직종에서금메달을 딴 서울디자인고 3학년 김영휘 군(위쪽)과 조적 직종에서 금메달을 딴 용산공고 3학년 송찬호 군.
이번 대회에선 37개 직종에서 고교생이 금메달을 수상하고 제과제빵 직종에 도전한 강원 동광산업과학고 3학년 유재희 양이 국무총리상을 받는 등 고교생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번 대회 조적 직종에서 최고상인 금메달을 목에 건 용산공고 3학년 송찬호 군과 목공 직종에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서울디자인고 3학년 김영휘 군은 건축 분야 최고 기술자가 되기를 꿈꾸고 한길을 걷는 고교생.
“벽돌 쌓듯 내 꿈도 차곡차곡 쌓아요”
서울 용산구에 있는 용산공고 조적 실습실. 설계도면 앞에서 노란색, 주황색, 갈색 벽돌을 쌓아 올리고 있는 송 군은 최근 큰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내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제43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우승하는 것.
“국제기능올림픽에 참가하려면 다음 달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뽑혀야 해요. 지난해 독일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출제된 문제의 도면을 바탕으로 벽돌에 모르타르(시멘트와 모래를 물로 반죽한 것)를 발라 쌓는 연습을 하고 있지요.”(송 군)
조적은 돌이나 벽돌을 쌓는 일. 최근 건축 분야에서는 벽돌시공보다 철근콘크리트 건축기법이 더 많이 활용되는 상황이지만, 건물 내외 장식에서 벽돌시공 활용도가 높아져 이 분야의 전망은 결코 어둡지 않다.
송 군은 “조적 분야는 금속, 기계 등 다른 분야에 비해 대기업 취업률이 높지 않고 사회적 시선도 좋지 않은 편이지만 실력을 쌓아 이 분야 최고의 숙련 기술인으로 성장해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전국기능경기대회의 출전을 준비하기 위해 손이 망치에 찍혀 상처가 나거나 추운 날씨에 손이 부르트더라도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했어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목표를 생각하며 매일 기술을 갈고닦아 나가는 것이 기술인의 길 아닐까요?”(송 군)
“몸과 머리 고루 쓰는 목공에 매료됐죠”
서울디자인고 3학년인 김 군은 전국기능경기대회에 나가기 위해 특성화고 진학을 결정했다. 중3 때 목표 없는 공부에 대한 회의감이 들던 찰나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수상하면 취업과 대학 진학에서 모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 주위에선 ‘일반고를 가라’며 만류하기도 했지만 김 군은 확고한 의지로 서울디자인고 건축디자인과에 입학했다.
김 군은 입학하자마자 기능대회 준비반인 ‘목공 기능반’에 들어갔다. 목공은 건축 분야의 한 직종으로 도면을 실물과 같은 치수로 그리는 작업인 ‘현치도’ 작성을 기본으로 하여 목재를 가공하고 조립하는 기술. 김 군은 수학공식을 활용해 도면을 계산하고 직접 목재를 손질하는 목공 공정에 차차 흥미를 느꼈다.
“요즘 건축업계가 불황인데 왜 목공을 하느냐고 묻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목공 공정에는 ‘수식 계산’ ‘도면 분석’ ‘가공’ ‘조립’ 등 여러 기술이 필요해요. 각 기술을 전문가 수준으로 익히면 여러 분야로 진출할 수 있어요.”(김 군)
“국가대표가 되어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1년간 연습에만 전념했어요. 마치 대입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아침부터 밤까지 공부하듯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밤 10∼11시까지 먼지 날리는 목공 실습실에서 훈련하고 있습니다.”(김 군)
글·사진 김재성 kimjs6@donga.com·이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