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의심스러운 자금 포착… 로비여부 등 직접조사 불가피 檢수사관 3, 4명은 피의자로 조사 검사 연루설도… ‘법조게이트’ 조짐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최근 수도권 법원에 재직 중인 A 판사를 둘러싼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소명과 관련 자료를 받은 뒤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 판사와 관련된 금융거래 기록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을 많이 발견했고, 이 때문에 A 판사를 직접 조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A 판사는 피의자 신분은 아니지만 그동안 제기된 의혹 외에도 A 판사의 돈거래에 살펴볼 부분이 많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A 판사는 ‘명동 사채왕’으로 불리는 최모 씨(60·구속)와 알고 지내면서 2008, 2009년 6억 원의 금품을 받았고 최 씨 관련 사건의 뒤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 판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최 씨와는 작은아버지를 통해 알게 돼 만난 적은 있지만 금전 거래는 없었다는 해명과 관련 자료를 법원과 검찰에 제출했다”면서 “계좌에도 특별한 게 없을 것이지만 근거 없는 의혹 때문에 너무 지쳐 있다”고 하소연했다.
검찰 안팎에선 “최 씨가 관리하는 검사도 7명이나 된다”는 구체적인 얘기가 나돌고 있어 이 역시 검찰의 확인 대상이다. 최 씨의 로비 대상엔 경찰도 포함됐다. 2012년 최 씨를 구속했던 대구지검 서부지청과 지난해 의정부지검 등에선 최 씨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로 경찰관 3, 4명을 수사해 일부 기소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 씨가 관리한 판사, 검사, 검찰 수사관과 경찰이 10여 명이나 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최 씨는 사기도박단의 전주(錢主) 역할을 하면서 전국 도박판을 장악했고 이 과정에서 공갈과 협박, 마약, 사기, 무고교사, 위증교사, 변호사법 위반 등 20여 가지 범죄를 저질러 수사와 재판을 거듭 받아왔다.
최우열 dnsp@donga.com·조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