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전지휘관 80여명 대상… 신임 기무사령관 취임 이후 점검 잇단 軍 사건사고에 靑 의중 작용… 정부 장차관 평가와 맞물려 진행
국군 기무사령부가 사단장급 이상 야전 지휘관 전원에 대한 직무 평가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당국자는 21일 “야전 지휘관에 대한 단순한 동향 파악이 아닌 전반적인 직무 점검은 현 정권 출범 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7일 조현천 신임 기무사령관(육사 38기)이 내정된 직후 일선 부대 진단과 함께 야전 지휘관의 직무 평가 작업에 착수했다고 한다. 집중 점검하는 분야는 일선 군 지휘관들의 △업무실태 △비위행위 △병력관리 등이다. 평가 대상은 육군 사단장 및 군단장 50여 명, 해군 함대사령관 및 전단장과 해병대 사단장 등 10여 명, 공군 비행단장 10여 명 등 육·해·공군 야전 지휘관 80여 명이다.
지난달엔 1군사령관이 만취 추태로 옷을 벗었고, 이달 초에는 17사단장이 여군 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여기에 최근 장성 진급 및 보직인사를 둘러싸고 현장 지휘관들 간에 음해성 투서가 난무하는 등 군 기강 해이도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야전 지휘관의 병력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일부 지휘관의 경우 부적절한 행위로 물의를 빚고 있다는 내용이 청와대에 여러 차례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육사 37기)은 군내에서 발생한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건들에 대해 적절하게 지휘조언을 하지 못해 1년 만에 물러났다. 이를 의식한 조 사령관이 고강도로 직무 평가를 지휘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군 당국은 야전 지휘관에 대한 직무 평가를 바탕으로 문제가 심각한 야전 지휘관은 즉각 인사 조치를 하는 한편 향후 군 인사에 평가 결과를 반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기무사의 직무 평가가 사정기관들의 각 정부 부처 장차관 고위인사들에 대한 직무 평가와 맞물려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범정부 차원의 공직기강 바로잡기가 시작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