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하석주 감독. 스포츠동아DB
물러설 곳 없는 전남, 주말 서울전 포함 남은 2경기 총력전 예고
과거 생존경쟁 경험으로 위기 탈출 시동
높은 산 하나를 넘지 못했는데, 또 다른 산이 등장했다.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전남 드래곤즈의 상황이 꼭 그렇다. 지난 주말 수원삼성 원정에 나섰던 전남은 18일 오후 2시 광양전용경기장에서 FC서울과 정규리그 32라운드 홈경기를 갖는다.
이제 정말 물러설 곳이 없는 전남이다. 13승5무13패(승점 44)로 6위에 랭크돼 있다. 남은 정규리그는 서울전을 포함해 2경기. 모든 걸 쏟아 부어야 한다. 전남의 올 시즌 1차 목표는 6위권 진입이었다. 생존이 보장되는 마지노선이다. 33라운드짜리 정규리그가 끝나고 이어질 스플릿시스템 라운드(팀당 5경기)에서 그룹A(1~6위)에 합류하기 위해 무조건 6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7위 이하는 그룹B로 떨어져 우승이 아닌, 내년 시즌 챌린지(2부 리그) 강등을 피하기 위한 살얼음판 승부를 이어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전남은 지난 31라운드가 굉장히 아쉽다. 수원과 경기 종료 직전까지 1-1로 맞서다가 추가시간 말미에 결승골을 내줬다. 잘 싸우고도 전혀 소득을 얻지 못해 선수단의 분위기가 좋을 수 없다.
그래도 전남에 믿을 구석이 전혀 없지는 않다. 위기에서 발휘되는 특유의 끈끈함이다. 작년에도, 그 전에도 힘겨운 사투를 벌이며 강등을 피했다. 올해도 전력이 크게 향상된 것도 아니다. 좀 더 좋아졌을 뿐, 우승을 기대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하지만 ‘승부사’ 하석주 감독의 혹독한 조련 속에 좋은 팀이 됐고, 기대이상으로 잘 싸워가고 있다. 올 시즌 서울과 전적도 1승1무 우위다. “더 이상 ‘경우의 수’ 따위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남은 2경기를 다 이기면 우린 자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하 감독의 결연한 의지에 제자들의 투지도 불타오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