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는 생전에 교향곡을 모두 여섯 곡 발표했습니다. 그가 죽고 10년 만인 1838년, 작곡가 슈만이 슈베르트의 ‘새로운’ C장조 악보를 처음 발견했습니다. 이 곡은 슈베르트의 일곱 번째 교향곡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1865년, 슈베르트의 교향곡 또 하나가 발견되었습니다. 두 악장만 완성된, ‘미완성 교향곡’이라고 불리는 작품이죠. 쓰인 순서로 보자면 C장조 교향곡보다 앞선 작품이었지만 ‘7번’이 이미 있었으므로 ‘8번’ 교향곡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비슷한 혼선이 체코의 드보르자크에게도 있습니다. 드보르자크의 작품은 출판사들이 임의의 순서로 출판했고 여러 작품을 누락시켰습니다. 이 때문에 20세기 중반까지도 각각 1, 2, 3, 4, 5번으로 불렸던 교향곡들이 오늘날엔 음악학자들의 합의에 따라 6, 7, 5, 8, 9번으로 불립니다. 유명한 ‘신세계에서’ 교향곡도 ‘5번’에서 ‘9번’으로 번호를 바꾸었습니다.
서울시향은 24일 토마스 체에트마이어 지휘로 슈베르트의 마지막 교향곡인 ‘더 그레이트’를 연주합니다. 밝고 즐거운 곡이지만 이 곡이 겪은 오랜 망각과 혼선을 상기해보면 예전과는 다르게 들릴 듯합니다.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