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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中, 법정관리 STX다롄 한국인 직원 출국금지

입력 | 2014-09-30 03:00:00

中법원 8월 사장 등 4명에 조치, 사유 불명확… 자금유출 우려 추정
부사장 喪 당했는데도 귀국 불허… 범죄 아닌데 제재, 외교마찰 가능성




중국 법원이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한 STX조선해양의 중국조선소인 STX다롄 임직원들을 출국금지한 뒤 풀어주지 않아 한 달째 발이 묶여 있는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형사 범죄 혐의가 아닌 파산 관련 절차에 있는 한국 기업인의 출입국이 제한된 것은 드문 일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기업회생절차 중인 STX다롄 소속 박모 사장(STX조선해양 상무), 허모 부사장 등 4명은 지난달 중국 법원으로부터 출국금지 조치를 당했다. 특히 허 부사장은 최근 누나가 별세해 한국 귀국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박 사장도 부친의 병세가 크게 악화된 상황이라고 설명했지만 출국금지를 풀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STX 본사에서 이들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보증서까지 제출했지만 허사였다.

STX조선해양은 6월 중국 다롄(大連) 중급인민법원으로부터 조선, 중공업, 해양중공업, 엔진, 금속, 중형장비 유한공사 등 STX다롄 내 6개 법인에 대해 한국의 기업회생절차에 해당하는 ‘중정(重整)’ 절차 개시를 승인받았다. 한국 대기업으로선 이례적인 중국 내 기업회생절차로 기업 정상화의 청신호로 보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일부 임직원이 출국금지 당한 뒤 이유조차 명확하게 듣지 못한 상황이다. 일단 출국이 금지된 이유로 알려진 것은 “중국 내 자금과 기술의 한국 유출 우려” 때문이라고 한다. 베이징과 다롄의 정통한 한 소식통은 “법원이 지방정부(다롄 시)에 문의했지만 답이 없다고만 한다”면서 “지방정부와 법원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전했다. 선양총영사관 다롄 대표처도 나서서 법원에 공문을 보냈으며, 회사 측이 주중 한국대사관 권영세 대사에게도 도움을 요청했다.

형사 절차에 의한 수사기관의 출국금지 조치만이 가능한 한국과는 달리, 중국은 민사소송 등 다양한 경우에 법원이 직권으로 출국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해결된 민사 사건이 있는 경우나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연체한 경우도 출국금지 대상이다. 특히 “관련 사건이 해결되기 전에 당사자는 출국하지 못한다”는 포괄적인 규정도 있다.

중국법에 정통한 검찰 관계자는 “채권채무 관계에 있는 중국인들이 법원에 요청하는 방법 등으로 중국법원이 직권으로 외국인을 출국금지할 수 있는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지난달 중국 당국이 이틀 사이에 한국인 마약사범 3명의 사형을 집행한 데 이어 파산 등 경제 관련 절차에서의 기업인 출국금지로 한중 간의 외교적 마찰도 예상된다.

최우열 dnsp@donga.com·조건희 기자/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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