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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민 “모국에 오고싶어 코리아오픈 출전”

입력 | 2014-09-13 03:00:00

재미교포 그레이스 민 첫 한국 나들이
2011 US오픈테니스 주니어단식 우승… 2년전 프로전향… “세계 50위권 목표”




“서울이 이렇게 큰 줄 몰랐어요. 노래방 정말 많아요. 생선회가 너무 프레시(fresh)해요.”

12일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만난 재미교포 테니스 유망주 그레이스 민(민은지·20·사진)은 처음 찾은 모국의 인상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는 13일 개막하는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기아자동차 코리아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전날 한국 땅을 밟았다.

1980년대 초반 미국 애틀랜타로 이민을 떠난 부모님에게서 태어난 그는 미국 주니어 테니스의 강자였다. 2011년 윔블던 주니어 복식에서 ‘제2의 샤라포바’로 주목받은 유지니 부샤드(캐나다)와 짝을 이뤄 우승한 뒤 그해 US오픈 주니어 단식에서 정상에 올랐다. 2년 전 프로로 전향한 그는 “꼭 한국에 오고 싶어 이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좋은 추억을 남기겠다”고 말했다.

8세 때 동호인 테니스를 즐기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라켓을 잡은 그는 14세 때 전미 주니어 랭킹 1위에 올랐다. 꿈나무로 선발돼 미국테니스협회(USTA) 아카데미에서 집중적인 훈련을 받으며 홈스쿨링으로 학업을 마쳤다.

키가 162cm인 그레이스 민은 “포핸드에는 자신 있다. 키가 작아 남보다 빨리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까맣게 탄 피부와 탄탄한 하체 근육은 강도 높은 훈련량을 보여줬다. 최근 US오픈에서 일본의 니시코리 게이가 준우승을 차지했고, 중국 여자 선수가 4강에 오르는 등 아시아 선수의 활약은 그에게도 희망을 주고 있다. “다음엔 한국 선수들이 주인공이 됐으면 좋겠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면서 내 수준을 높이고 싶다. 세계 50위 이내 진입이 목표다.”

진지하던 그의 표정이 다시 밝아졌다. 한국에서 하고 싶은 일을 물었을 때였다. “할머니를 꼭 만나고 싶어요. 게장, 순두부, 상추쌈도 먹을 거예요.”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