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운 물건과 작별땐 사진 찍어… 하나씩 나눠주며 배려를 얻었죠”
3일 오후 동화작가 선현경 씨가 자신의 작업실 책상 앞에서 아끼는 장난감 인형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그는 책에서 “버리면서 홀가분해지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기쁨을 알게 되는 소중함을, 그리고 덤으로 주어지는 새로운 삶을 당신과도 함께 누리고 싶다”고 썼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아무것도 못 버리는 여자’였던 선 씨가 365일간 ‘1일 1폐(一日一廢)’를 실천한 기록을 담은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예담)를 출간했다. 그는 하나씩 버릴 때마다 물건을 그림으로 그리고 여기에 얽힌 추억이나 버릴 때 심정을 일기로 남겼다. 소소한 일기장인데 소비 사회에 주는 메시지는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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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일주일은 양말만 버렸던데….
“일단 쉽게 버릴 수 있는 것부터 버려 보자는 마음이었다. 선물 받은 것은 절대 못 버리는데 물건을 그리고 일기를 쓰는 과정 속에서 떠나보낼 수 있었다. 이게 나에겐 ‘마법의 노트’인 셈이다. 20년간 간직했던 캐나다 유학시절 가방도 일기를 쓰면서 비로소 작별할 수 있었다. 물건에 대한 동지애를 그림으로만 간직한 것이다.”
―버리는 노하우를 알려준다면….
“일기 쓰기가 어렵다면 버릴 물건을 스마트폰으로 찍고 간단하게 메모해도 된다. 버리기 아까운 물건은 사진으로 찍어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원하면 준다. 물건을 하나씩 버리고 나눠주면서 우리 가족이 변했다. 무조건 싸다고 사지 않고 물건의 쓰임새를 살핀다. 예전보다 물건을 사는 양이 확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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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