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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아경기 D-22]“이봉주처럼 롱런 노력을” “안방코스 이번엔 꼭 우승”

입력 | 2014-08-28 03:00:00

[레전드가 미래의 레전드에게]<3>육상 임춘애-김성은




왕년의 육상스타 임춘애 대한육상경기연맹 여성위원회 위원(45)은 요즘 쌍둥이 아들 이현우, 지우 군(14)을 돌보는 재미로 산다.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에서 육상 중장거리 3관왕(800m, 1500m, 3000m)을 차지하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임 위원은 은퇴 후 육상과는 담을 쌓고 지내왔다. 그러다 지난해 육상연맹 여성위원회가 새로 꾸려지면서 주위에서 “이제부터라도 육상 발전에 힘을 보태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해서 연맹에 합류하게 됐다. 유망주 발굴에 관심이 많은 임 위원은 현재 서울 송파구청달리기교실에서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임 위원은 2014 인천 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한국 여자마라톤의 간판 김성은(25·삼성전자)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성은은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27분20초의 역대 국내 여자랭킹 3위 기록을 세웠다. 임 위원은 비록 아이들 때문에 김성은이 훈련하고 있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격려의 말을 전했다.

임 위원은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실력 못지않게 운도 중요하다. 하지만 실력을 갖춰놓지 않으면 운은 따라오지 않는다. 김성은은 실력파이니 충분히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임 위원도 운이 좋았다. 그는 1986년 아시아경기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그런데 6월 전국체전 3000m에서 한국기록을 세우고, 7월 비호기대회 1500m에서도 좋은 기록을 내자 ‘임춘애를 선발해야 한다’는 분위가 형성돼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800m에서도 2등을 했는데 1등을 한 선수가 파울로 실격되면서 금메달을 땄다. 그렇지 않으면 3관왕은 어림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임 위원은 “난 시키는 대로만 훈련했다. 대학(이화여대)에 진학한 뒤에는 많은 것을 혼자 하다 보니 나 자신에 대한 컨트롤이 잘 안 돼 선수생활을 오래 못했다. 이봉주같이 오래 뛰어야 진정한 선수”라고 말했다.

김성은은 임 위원의 조언에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으니 꼭 잡겠다”고 화답했다. 김성은은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2012년 런던 올림픽, 2013년 러시아 세계육상선수권 등을 통해 경험을 많이 쌓았다. 그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만큼은 꼭 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

김성은은 아시아경기에 대비해 7월부터 45일간 지리산에서 체력훈련을 했고 8월 중순부터는 횡계에서 지구력 훈련을 하고 있다. 김성은은 “인천 마라톤 코스에서 뛰어 봤고 앞으로도 자주 뛸 예정이다.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는 유리한 점이 많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임 위원은 ‘라면만 먹고 운동했다’ ‘흰 우유가 먹고 싶어 운동했다’ 등 과거 알려진 사실은 다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정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경기 성남 상원초등학교 3학년 때 육상을 했는데 당시 교장 선생님이 운동을 열심히 나오는 선수에게 라면을 하나씩 줬는데 그게 와전된 거다. 우유 사건은 모 신문 기자가 나에게 후원이 들어오게 하려고 썼다”며 “흰 우유는 먹으면 탈이 나 아예 마시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횡계=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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