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刊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사랑하는 잠자’ 추가 요청
서울 시내 한 대형서점에는 무라카미 하루키 책과 관련 서적을 위한 코너가 별도로 마련돼 있을 정도로 국내 팬이 많다. 그는 곧 국내에서 번역 출간될 단편선에 일본에선 넣지 않았던 단편 하나를 출판사에 특별 요청해 넣기로 했다. 동아일보DB
● 하루키의 메일 “한국판에는 7번째 소설 추가해 주세요”
메일의 내용은 ‘여자 없는 남자들’ 한국어판에 작품 한 개를 추가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여자 없는 남자들’은 하루키가 ‘도쿄기담집’(2005년) 이후 9년 만에 내놓는 단편소설집. 표제작인 ‘여자 없는 남자들’부터 ‘세헤라자데’ ‘예스터데이’ ‘독립기관’ ‘키노’ ‘드라이브 마이카’까지 모두 6개의 단편이 실려 있다.
올 4월 일본에서 출간되자마자 30만 부가 팔리면서 번역 출판권을 얻기 위한 국내 출판사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6월 말 계약금 2억5000만 원에 낙찰받은 문학동네는 27일 발간을 목표로 ‘1Q84’를 번역했던 양윤옥 씨와 번역 및 편집 작업을 진행해 왔다.
하루키는 ‘사랑하는 잠자’를 추가하려는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이를 소설집의 마지막이 아닌 6번째로 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학동네 염현숙 편집국장은 “‘사랑하는 잠자’를 6번째 소설로 배치해 읽어도 흐름이 어색하지 않고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에서 어긋나지 않는다”며 “이번 소설집의 전체를 아우르는 ‘여자 없는 남자들’을 마지막에 배치하고 싶어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 하루키의 단편집에는 ‘하루키’가 담겨 있다
어느 표지가 마음에 드세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여자 없는 남자들’의 한국어 번역판 표지 후보들. 문학동네는 독자 투표를 통해 표지 후보 4개 중 하나를 선택해 27일 발간할 예정이다. 문학동네 제공
대학 시절을 회상하는 형식의 ‘예스터데이’를 제외하면 6개 단편의 주인공은 모두 중년 남성들이다. 그래서 하루키 소설의 주 독자층인 20, 30대 여성보다는 40대 이상의 남자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이 많다. 유머와 창의적 비유가 돋보이는 하루키의 초·중기 단편보다 내용도 진중해졌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