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나온 현역 병사 2명이 동반 자살하는 불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병사들이 올해 4월 집단 가혹행위로 인해 사망한 윤모 일병과 같은 부대인 육군 28사단 소속이어서 충격이 더 크다. 28사단이 가혹행위와 자살을 막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비극이 이어진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11일 동반 자살한 A 상병은 입대 후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었고, B 상병은 인성검사에서 자살 예측 판정을 받은 관심병사였다. A 상병은 올해 6월 같은 부대원에게 “8월 휴가 중에 B 상병과 동반 자살하려고 한다”고 예고했으나 이 사실은 지휘관들에게 보고조차 되지 않았다. A 상병이 엿새 일찍 입대한 김모 상병을 적시해 “죽이고 싶다”는 유서를 남겼는데도 28사단 관계자는 어제 “구타 정황이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을 뿐 납득할 만한 자살 원인을 밝히지 않았다.
‘자살 예고’조차 묵살하는 부대이니 구타 정황이 있더라도 일단 덮고 보자는 은폐 관행이 되살아난 건 아닌지 의문이다. 자살자가 특정인을 겨냥해 적개심을 표시했는데도 가혹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해명을 누가 믿겠는가. 군은 김 상병의 가혹행위 여부 및 동반 자살과의 연관 여부를 반드시 규명하고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윤 일병 사건으로 28사단 사단장이 해임됐지만 아직 후임자가 부임하지 않았다. 윤 일병이 소속됐던 연대의 직속상관인 연대장 대대장 포대장이 모두 바뀌었다. 후임 인선을 서둘러 지휘 체계를 복원하는 일도 시급하다. 28사단을 이대로 방치하면 최전방 전투력에 큰 구멍이 뚫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