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언시티 “답변않고 무시하기로”… 위안부 영어연극도 예정대로 공연
8월 4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관문인 링컨터널 입구에 세워질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동아일보DB
22일(현지 시간) 유니언시티 및 한인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 기림비 제막식 소식이 동아일보에 상세히 보도된 직후인 이달 중순 브라이언 스택 유니언시티 시장 앞으로 항의서한을 보냈다. 그 요지는 ‘위안부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위안부는 한일 간 특수한 이슈이다. 보편적 여성의 인권 침해로 다뤄질 사안이 아니다’라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니언시티는 시 자문변호사단에 이 서한 내용을 검토하게 하고 ‘8월 4일 제막식을 예정대로 진행해도 되는지’ 등을 논의했다. 그 결과 유니언시티는 “기림비는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으며 일본의 서한에는 응답하지 말고 무시하자”는 대응 기조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극의 제작자이자 배우인 루치오 페르난데스 유니언시티 시의원은 22일 “8월 4일 기림비 제막식과 연극 ‘컴퍼트’의 맨해튼 링컨센터 공연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는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강일출 할머니의 직접 증언도 있을 예정”이라며 두 할머니의 사진까지 첨부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두 할머니는 22일 로스앤젤레스 시내 캘리포니아 주 연방지법 앞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정부는 우리(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죽어서 사라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계 주민들이 이 법원에 ‘글렌데일 시의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을 비판하는 자리였다. 두 할머니는 “철모르는 어린 여자들을 데려가 끔찍한 짓을 한 일본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낼 것”이라며 “미국 정부와 시민들도 위안부 피해자에게 관심을 많이 갖고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