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정부가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 도입을 주 내용으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마련한 뒤부터 국내에서 포이즌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포이즌필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시도될 때 기존 주주가 헐값으로 신주를 취득해 경영권을 유지하도록 하는 제도다. 경제인 단체는 외국 자본의 적대적 M&A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포이즌필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학계와 시민단체들은 대기업 경영진의 사적 이익 추구를 위해 남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도입을 반대한다.
그렇다면 포이즌필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스테퍼니 사이키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투자자는 포이즌필을 도입한 경영진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진이 선한 목적으로 포이즌필을 도입했다 하더라도 그 의도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이키스 교수는 조사를 위해 2000∼2012년 포이즌필을 도입한 기업을 결손금 자산 보호를 위한 포이즌필(NOL 포이즌필)을 도입한 62개 기업과 결손금 자산 보호와 관련 없는 포이즌필(Non-NOL 포이즌필)을 도입한 327개 기업으로 구분했다. 그 다음에 두 그룹에서 나온 기업들의 보도자료에 대한 시장 투자자들의 반응을 비교했다.
정석윤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