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외국인투수 밴 헤켄(넥센)이 16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3승을 기록했다. 사직|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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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 밴 헤켄
전반기 최종전 롯데전 7이닝 무실점 완벽투
최근 10경기 승…용병 최다 연승 기록 근접
한국무대 3년차에 프로야구 최고 투수 우뚝
외국인투수도 진화한다. 넥센의 왼손 용병 앤디 밴 헤켄(35·사진)이 국내 무대 3년 만에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던지면 던질수록 더 강해진다. 이젠 단순히 넥센의 에이스가 아니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다.
밴 헤켄은 16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2안타 1볼넷 7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호투로 롯데 타선을 틀어막고 시즌 13승(4패) 째를 올렸다. 4회 2사 후 손아섭에게 우전 안타를 맞을 때까지, 단 한 타자도 1루에 내보내지 않았을 만큼 압도적이었다. 이미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던 밴 헤켄은 가볍게 1승을 추가하면서 다승 공동 2위인 삼성 릭 밴덴헐크와 KIA 양현종(이상 10승)에게서 한 발짝 더 달아났다. 20경기에서 13승. 후반기에 10경기 정도 더 선발등판한다면 산술적으로 20승까지 가능한 페이스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20승 투수는 2007년 두산 용병 다니엘 리오스 이후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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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도 놀랄 만한 페이스다. 밴 헤켄은 5월 27일 목동 SK전을 시작으로 자신이 등판한 최근 10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의 4패는 모두 그 이전에 나왔다. 역대 외국인선수 최다 기록인 12연승(KIA 리오스·2002년)에 이미 근접했다. 게다가 밴 헤켄은 2012년 11승, 2013년 12승으로 시즌을 마감했던 투수다. 올해는 전반기가 끝났을 뿐인데 이미 앞선 두 해의 승수를 넘어섰다. ‘수준급’ 용병이었으나 늘 동료 브랜든 나이트의 그늘에 가려 ‘에이스’ 소리조차 듣지 못했던 밴 헤켄이다. 그런 그가 3년 만에 ‘역대급’ 용병의 반열에 올라설 준비를 하고 있다.
밴 헤켄은 경기 후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의미 있게 끝내 기분이 좋다. 야수들을 포함한 동료들의 도움으로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며 “내 유일한 목표는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개인 타이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올해 월등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데 대해서는 “집중력이 가장 좋아진 것 같다.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승부하다 보니 투구수가 줄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투수들은 야수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우리 팀 야수들의 수비가 최고다. 한현희와 손승락을 포함한 불펜들이 뒤를 받쳐줘서 승수를 쌓을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사직|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