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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 임진왜란 - 광복군 예로 들며 日 과거사 도발 작심 비판

입력 | 2014-07-05 03:00:00

[시진핑 국빈 방한/서울대 강연-특별오찬]
“안녕하십니까” 한국어 인사로 시작… “대한민국 사랑합니다”로 마쳐
강연 내내 韓中의 수천년 인연 강조… ‘평화통일’ ‘별그대’ 언급에 큰 박수




中주석 국내 첫 공개강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오전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 대강당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중국 주석이 한국 대학에서 공개강연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칭화대 공정화학과 출신인 시 주석은 직접 서울대 공대 강연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승윤 기자 tomato@donga.com

“양국 국민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전쟁터로 나아갔다. 중국 상하이(上海)의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한국 광복군 유적지가 이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4일 서울대 강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마치 작심한 듯 일본을 향해 가시 돋친 발언을 쏟아냈다. 강연장인 글로벌공학교육센터 5층 대강당을 가득 메운 500여 명의 청중은 이날 30회의 박수 중 이때 가장 큰 박수 소리로 화답했다.

이날 강연장 주변은 강연 예정시간인 오전 10시 반보다 훨씬 이른 오전 7시경부터 부산했다. 1992년 8월 한중 수교 이후 처음 있는 중국 최고지도자의 대중 강연에 큰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인 유학생 20여 명이 양손에 오성홍기(중국 국기)와 태극기를 들고 흔들며 자국 국가원수의 방문을 열렬히 축하하는 모습도 펼쳐졌다.

평소 즐겨 입는 감색 양복에 청색 바탕의 체크무늬 넥타이를 받쳐 입은 시 주석이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강연장에 등장한 시간은 예정보다 10여 분 늦은 오전 10시 41분. 다소 긴장된 분위기는 시 주석의 “안녕하십니까!”라는 어눌한 한국어 인사와 함께 사라졌다.

이날 강연 내용 자체는 일본을 향한 강도 높은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 주석은 강연 내내 한국과 중국의 수천 년에 걸친 끈끈한 인연을 강조했다. 이는 집단적 자위권 추진, 고노(河野) 담화 파기 시도 등 최근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에 대한 공동노선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400년 전 일본이 임진왜란을 일으켰을 때도 이순신 장군과 명나라 등자룡(鄧子龍) 장군이 함께 전사했다”며 “역사상 위태로운 일이 벌어질 때마다 양국은 서로 돕고 고통을 함께 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박찬욱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장은 “시 주석이 평소 일본 아베 내각에 갖고 있는 악감정이 강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며 “대중을 대상으로 한 민족주의적 메시지를 통해 일본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지지한다”는 시 주석의 입장 역시 청중의 큰 지지를 받았다. 그는 “우리(중국)는 한반도 내 핵무기 존재를 반대한다”며 “대화와 협상으로 핵 문제 등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남북문제는 “남과 북이 자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중국의 전통적인 한반도 통일관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또 “‘별에서 온 그대’ 같은 한류 드라마가 많은 중국 청년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대목에서도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대한민국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셰셰(謝謝)”라는 우리말로 막을 내린 시 주석의 40분 강연을 듣고 난 한중 대학생들의 평가는 대부분 크게 유익했다는 것이었다. 김지아 씨(22·여·서울대 불어교육과 2학년)는 “시 주석의 거침없는 발언을 통해 중국의 커지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며 “미국에만 치중된 외교관계가 다변화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중국 유학생들은 “시 주석의 방문이 외롭게 공부하는 유학생들에게 큰 힘이 됐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무페이제 씨(31·여)는 “시 주석의 방문으로 한중 관계의 중요성이 앞으로 더욱 강조되길 소망한다”며 “이번 자리가 양국 젊은이들의 우호와 친선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손호영 인턴기자 이화여대 작곡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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