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World Cup Brasil 2014]이젠 알제리… ‘3S 창’으로 뚫어라

입력 | 2014-06-19 03:00:00

첫 경기 러시아전 이근호 선제골… 1대1 아쉬운 무승부
23일 알제리전 후반 체력 앞세워 빠른 고공역습땐 승산



특급 조커, 설움 날린 한방 한국 축구대표팀이 18일 열린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러시아와의 첫 경기에서 이근호의 선제골을 앞세워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후반 11분 박주영 대신 그라운드에 나선 이근호가 후반 23분 미드필드부터 드리블해 들어가 골을 터뜨린 뒤 양팔을 벌리고 질주하며 포효하고 있다. 이근호는 이 골로 4년 전 최종 전지훈련지에서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 탈락 통보를 받고 느꼈던 설움을 날려 보냈다. 쿠이아바=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흔들리던 중심은 바로잡았다. 이젠 승리를 향해 전력 질주할 때다. 홍명보 감독의 말대로 한국 대표팀은 브라질 월드컵 첫판에서 ‘지지 않는 경기’를 했다. 한국은 18일(한국 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교체 투입된 이근호가 후반 23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홍 감독의 절묘한 용병술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후반 29분 러시아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한국은 이날 알제리에 2-1로 역전승을 거둔 벨기에에 이어 러시아와 함께 H조 공동 2위에 올랐다.

2002년부터 이어온 월드컵 3회 연속 첫 경기 승리 행진은 멈췄지만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을 노리는 대표팀에는 의미 있는 한판이었다. 최근 대표팀은 평가전에서 번번이 수비 허점을 드러내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홍 감독은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의연한 태도로 선수들을 신뢰하며 끈질긴 투혼과 수비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홍 감독이 부임 초기부터 강조한 하나의 팀, 하나의 정신, 하나의 목표라는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One Team, One Spirit, One Goal)’의 슬로건이 되살아난 대목은 큰 수확이다. 대표팀을 향해 갸우뚱하던 팬들의 시선에도 다시 희망이 커져가고 있다.

홍 감독과 태극전사들은 거친 숨을 돌릴 새도 없이 23일 오전 4시 포르투알레그리에서 열리는 알제리와의 2차전을 정조준하고 있다. 한국의 국제축구연맹 랭킹은 57위인 반면 알제리는 22위. 산 넘어 산이지만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 알제리는 꼭 넘어야 한다. H조에서 유일하게 승점이 없어 다급해진 알제리 역시 한국을 맞아 공격 위주의 파상 공세가 예상된다. 알제리 공격은 스피드와 거친 몸싸움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후반 눈에 띄게 속도와 체력이 떨어지는 약점을 갖고 있다. 한국 대표팀이 후반 강한 체력(Stamina)을 앞세워 빠른(Speed) 고공(Sky) 역습, 즉 ‘3S’ 전술을 편다면 의외로 좋은 흐름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홍명보 감독은 “알제리전도 남은 기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벽 이른 시간에도 거리를 붉게 물들인 국민들의 성원은 다시 하나가 된 태극전사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쿠이아바=이종석 wing@donga.com·김종석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