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테러단체 ISIL發 공포
○ ‘조직적 기업’ 행태 보이는 ISIL
파이낸셜타임스(FT)는 ISIL이 2012년부터 테러 및 암살 횟수, 작전 대상 등을 담은 연례 성과보고서를 발간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등 기업과 같은 조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ISIL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라크에서 1000건의 암살을 저질렀고 4000건의 사제폭발물을 설치했다. 또 급진주의적 수감자 수백 명을 석방시키는 등 1만 건에 이르는 작전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기부자들에게 ISIL의 성과를 상세하게 설명하기 위해 만든 이 자료는 ‘투자보고서’처럼 읽힌다. 여기서 ISIL은 자신들이 오합지졸이 아니라 이슬람 수니파 국가를 건설하려는 군대로 묘사했다고 FT는 분석했다.
ISIL은 모술 장악 이후엔 트위터에 정부군 처형 사진을 올리면서 SNS를 통해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런 제린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연구원은 “ISIL의 SNS 활용은 미국 대다수 회사보다 더 세련됐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외국인 전사 ‘훈련→귀환’에 지구촌 오싹
정보·보안 자문회사 수판그룹의 ‘시리아의 외국인 전사’ 보고서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전사는 81개국의 1만2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1월 말 미 국가정보국(DNI)이 7000명이라고 밝힌 규모에서 크게 늘어났다.
외국인 전사 모집과 훈련에 적극적인 ISIL의 조직원 3분의 2는 인근 아랍 국가와 유럽 미국 등 서구에서 온 전사로 채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리아에서 ISIL 조직원으로 활동하던 프랑스 국적의 남성이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 유대박물관에서 테러를 감행한 것은 고국으로 돌아오는 ISIL 출신 전사의 테러가 현실이 됐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처럼 시리아에서 전투에 참여한 전사의 귀환과 테러가 현실화되면서 서구 사회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라크나 시리아에서 출발한 테러범들로 인해 제2의 9·11테러가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돌아온 외국인 전사 문제를 다루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