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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황금천]수색 급한데… 해경 간부들 불러들인 국회

입력 | 2014-05-17 03:00:00

[세월호 참사]




황금천·사회부

16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대회의실 앞 복도.

김광준 해양경찰청 기획조정관(치안감)을 포함해 본청에 근무하는 총경급 이상 간부 10여 명이 긴장한 표정으로 나타났다. 농해수위가 이날 세월호 침몰 사고 한 달째를 맞아 현안보고를 듣겠다며 김석균 해경청장을 불렀으나 김 청장이 사고 수습을 이유로 불참하자 대신 보고하기 위해 각종 자료를 싸들고 출석한 것.

이들 간부 중에는 수색구조과장과 기동방제과장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사고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과 세월호에서 유출된 기름 제거를 맡아야 할 주무 과장들이다.

하지만 국회가 지난달 하순부터 해경의 부실한 구조 활동의 문제점을 추궁한다며 1400건의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기동방제과장은 지난달 25일, 수색구조과장은 이달 1일 인천 본청으로 올라왔다. 이후 사고 수습보다는 국회 현안보고에 필요한 자료를 만들기에 바빴다. 이들이 현장에서 맡았던 업무는 다른 부서 총경급 간부들이 맡았다.

사고 현장을 떠난 간부들은 보름 동안 A4용지 5000여 장 분량의 답변 자료를 만들었으나 모두 헛수고가 됐다. 이날 낮 12시경 농해수위원장이 “해양수산부 장관과 해경청장이 불참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들을 수 없다”며 산회를 선포했기 때문이다. 이날 국회에 다녀온 한 간부는 “우리(해경)가 맞을 매를 피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실종자 가족들이 ‘내 아들과 딸을 빨리 찾아내라’고 절규하고 있는 만큼 수색작업이 마무리된 뒤 잘잘못을 따져도 되는 것 아니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시라도 수색 작업이 빨리 진행되기를 고대하는 실종자 가족들 입장에서 보면 현장 책임자들이 국회 현안보고를 이유로 장기간 자리를 비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팽목항 부두에서 시신이라도 찾기만을 고대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실종자 가족의 애끊는 심정을 정치권이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길 바란다.

황금천·사회부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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