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분히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연상시키는 이 책의 주제는 불평등이다. 저자는 1700년 이후 300여 년간의 사료(史料)를 분석해 “돈이 돈을 버는 속도가, 일해서 돈을 버는 속도보다 훨씬 빨랐다”는 걸 증명한다. 이런 ‘세습 자본주의’는 참을 수 없을 만큼의 불평등을 초래해 민주주의의 근간인 ‘능력주의’를 뒤흔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10년래 가장 뛰어난 경제학 서적”이라는 게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의 평가다.
▷반대로 비판도 많다.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피케티가 제시한 대안이다. 소득 상위 1%의 부자들에게 최고 80% 세금을 물리자는 것이다. 또 개별 국가를 넘어 세계적으로 같이 ‘글로벌 누진 부유세’를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80%라는 비율도 엄청난 데다 세계 여러 정부가 공조(共助)할 수 있겠느냐는 점에서 “현실성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의 책을 “이데올로기적 장광설로 가득하다”고 비꼬았다. 포린어페어스도 “부자 증세(增稅)가 의도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