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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루한 행색인 그가 대표이사였다고요?”… 兪, 바지사장 앉혀놓고 책임 회피

입력 | 2014-05-10 03:00:00

[세월호 참사/유병언 일가 수사]
50대 구원파신도의 이웃들 황당… “부인은 주말마다 냄비팔러 다녀”




“대표이사요? 대표 치곤 너무 남루한 행색이던데요.”

8일 취재팀이 찾은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천해지’ 전 대표이사이자 ‘아이원아이홀딩스’의 감사를 지냈던 A 씨(59)의 최근 주소지다. 주민들은 그가 한 회사의 대표였다는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남루하게 지냈다고 전했다.

주민 B 씨에 따르면 A 씨는 2, 3년 전 이 아파트의 소유주인 여성과 재혼했다. A 씨를 만난 뒤 부인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로 추정되는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B 씨는 “주말이면 서울에 다녀온 뒤 냄비 같은 집기나 각종 약품을 한가득 갖고 와 집에 쌓아놓고 이웃들에게 팔곤 했다”고 말했다. A 씨는 부인 명의의 아파트를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받았다. 결국 지난해 12월 A 씨는 부인과 갈라섰고 서울로 각자 흩어졌다. 한 주민은 “그즈음 한 번 봤는데 점퍼 차림에 제대로 씻지도 못해 냄새가 날 정도였다”며 “그런 사람이 회사 대표였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A 씨의 사례처럼 유 전 회장 일가가 구원파 신도였던 이들을 계열사 ‘바지사장’으로 앉혀 놓고 책임회피용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주요 계열사인 도료회사 ‘아해’의 대표 C 씨(75)도 바지사장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C 씨는 대기업 부사장까지 지냈으며 구원파 신도였다. 퇴직한 지 10여 년 만인 지난해 1월 다른 신도의 추천으로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하지만 실질적 권한은 없고 단순 결재자 역할만 했다는 게 가족들의 주장이다.

용인=곽도영 now@donga.com·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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