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자 의혹 수사 결과 발표 “유전자 검사 안했지만 증거 많아”… “윗선 개입은 없어”
○ 혼외자로 결론 내린 근거는?
2003년 7월경 채 군의 돌 사진에 채 전 총장과 임 씨가 검은색 하의와 흰색 상의를 맞춰 입고 사진을 찍은 장면을 비롯해 임 씨 집에서 일하던 가정부 등 다수의 참고인으로부터 “채 군의 아버지가 채 전 총장”이라는 취지의 정황 진술을 확보했다. 채 전 총장이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으로 일하던 2006년 3월경 제3자를 통해 임 씨에게 9000만 원을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특히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임 씨의 e메일에는 “10년의 세월을 숨죽이며 살았다…아이를 생각하면 나는 아무 짓도 해서도, 할 수도 없다. 그것을 약점 삼아 나를 인간 이하로 취급하고 비겁함을 보여주는 당신이 내 아이 아빠라는 게 부끄럽다”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인간이다” “신들이 용서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임 씨는 2010년 2월경 당시 대전고검장이었던 채 전 총장의 집무실을 찾아가 소란을 피우기 직전 이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전자 검사 없이 100%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본질적 한계가 있다”면서도 “자료나 진술 등을 종합해 볼 때 채 전 총장의 혼외자 관련 내용은 진실하거나, 진실하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 윗선의 뒷조사 의혹은 무혐의 처분
하지만 지난해 6월 채 군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조회한 조이제 전 서울 서초구 행정지원국장과 조오영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 송모 국가정보원 정보관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내연녀로 지목된 임 씨도 가정부를 협박해 3000만 원의 채무를 면제받고(공갈), 사건청탁 명목으로 1400만 원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채 전 총장의 고교 동기인 이모 씨(56)가 임 씨에게 2억 원을 보낸 이유와 돈의 출처는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검찰은 삼성그룹 계열의 K사 임원이었던 이 씨를 17억 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기소하고 “삼성이 이 씨를 통해 채 전 총장을 후원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