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시장 진출에 유리 판단”… 국내외 브랜드 3, 4곳도 염두
LG생활건강은 엘리자베스아덴 외에 국내외 화장품 및 생활용품 브랜드 3∼4곳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 이종원 홍보팀장은 23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엘리자베스아덴 인수에 대한 검토 공시를 요청받았다”면서 “검토 중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엘리자베스아덴은 향수 등 LG생활건강에 없는 제품들을 갖고 있고 이를 통해 북미 시장에 진출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킨케어 매출(2억2600만 달러·약 2348억 원)과 화장품 매출(6500만 달러·약 675억 원)이 그 뒤를 잇는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회사로 시가 총액은 약 8억3289달러(약 8653억 원)다.
증권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이 지분을 모두 사들일 경우 최종 인수 가격이 1조 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현재 엘리자베스아덴의 지분을 모두 사들일지 경영권만 확보할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 내부에서는 경영권을 확보한 후 공개매수로 나머지 지분을 모두 인수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자베스아덴 외에 인수를 추진 중인 다른 브랜드 역시 현재 LG생활건강이 현재 다루지 않는 제품군을 가진 업체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으로 LG생활건강의 매출 규모는 4조3262억 원으로 처음 4조 원대를 돌파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모레퍼시픽이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 뛰어드는 것과 달리 LG생활건강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현재 10조 원대의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31%(3조1000억 원)로 1위, LG생활건강은 16%(1조6000억 원)으로 2위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둔 투자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 지난해 LG생활건강 내 화장품 및 생활용품 사업부의 해외 비중은 21.6%까지 상승한 상태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 외에 북미 지역으로 직접 진출하기에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어 미국 브랜드 인수를 통해 우회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