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계모 구형량 절반인 10년형 “아이 못지킨 내가 죄인” 생모 오열, 낮은 형량 비판 확산… 檢 “항소”
경북 칠곡 의붓딸 학대사망사건의 생모 이모 씨(36)는 11일 오전 대구지법 제21호 법정에서 계모 임모 씨(36)에게 판결이 선고되자 애써 참고 있던 눈물을 쏟아냈다. 그리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하늘에서 보고 있을 막내딸 A 양(당시 8세)에게 부끄럽고 미안해 고개를 똑바로 들 수 없었다. 이 씨는 선고 후 통화에서 “아이를 지키지 못한 내가 더 큰 죄인이다. 10년, 아니 평생 ○○이에게 잘못을 빌고 감옥 같은 현실에서 매일 기도하며 살 것”이라며 울먹였다. 그는 “‘계모가 학대를 부인하고 뉘우치지 않는다’라는 양형 이유를 들을 때는 ‘형량이 높겠구나’ 생각했는데 막상 선고 결과를 들으니 정말 허무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모든 분이 ○○이의 원혼을 달래주기 위해서라도 계속 관심의 끈을 놓지 말고 지켜봐 달라”고 호소했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성엽)는 이날 A 양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구속 기소된 계모 임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또 숨진 A 양을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친아버지 김모 씨(38)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아동학대는 성장기 아동에게 정신적 신체적으로 큰 영향을 주고 그 상처는 성장한 뒤 인격에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엄중하게 처벌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부검감정서에 사망 원인으로 복부에 한 차례의 강한 충격을 들고 있는 점으로 미뤄 무차별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기 힘들다”며 살인의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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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장영훈 jang@donga.com / 울산=정재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