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납품비리’ 수사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이 회사 정모 팀장(전 PD팀장)과 관련된 의혹에 주목하고 있다. 정 팀장은 이모 상무(50·구속)가 방송본부장이던 2012년경 PD팀장으로 있으면서 쇼핑호스트와 모델 선발, 방송 세트장 설치 등 홈쇼핑 방송을 위한 실무를 이끌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서영민)는 김모 부문장(50·구속) 외에도 정 팀장이 신헌 롯데백화점 사장에게 자금을 상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 팀장은 신 사장에게 횡령 자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상무의 ‘오른팔’로 불리는 최측근이다.
납품업체들이 방송 기회를 얻기 위해 홈쇼핑 상품기획자(MD)에게 리베이트를 주며 목을 매는 것처럼, 출연진 구성의 전권을 쥔 PD는 쇼핑호스트와 모델에게 ‘슈퍼 갑(甲)’이다. 이 때문에 모델 에이전트가 자신들이 추천하는 모델을 출연시키기 위해 홈쇼핑 회사에 뒷돈을 건네는 건 관행처럼 돼 있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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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12년 검찰이 홈쇼핑업체들의 납품 비리를 전방위로 수사하면서 롯데홈쇼핑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던 것을 두고 ‘국세청과 검찰의 롯데 봐주기’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구속된 롯데홈쇼핑 이모 전 이사의 범죄 혐의는 당시 국세청이 적발해 롯데홈쇼핑에 통보가 됐다. 이 때문에 이 전 이사가 현직에서 물러났다는 것. 검찰은 국세청 자료를 바탕으로 홈쇼핑업계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시작했는데 여기엔 이 전 이사에게 돈을 건넸던 납품업체의 비리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검찰은 그해 12월 국내 6개 홈쇼핑업체 중 롯데홈쇼핑을 제외한 5개 업체를 수사한 뒤 4개 업체 관계자들을 기소했다.
한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당시 신헌 사장 등 롯데 쪽 인사들이 이명박 정부의 유력 인사들과 가까워 이들이 비호한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