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황해북도 개성특급시 해선리에 있는 왕건왕릉. 1994년 고쳐 지으며 봉분 둘레에 12각의 호석과 석재 난간을 새로 둘렀다. 왕릉을 둘러싼 8개의 석상은 왕건 대신 목숨을 바친 신숭겸 등 고려의 개국공신을 형상화한 것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최근 펴낸 자료집 ‘개성의 문화유적’에는 이러한 역사적 향취가 오롯하게 담겨 있다. 세계유산에 선정된 12개 유적군인 △개성 성곽 △개성 남대문 △만월대 △개성 첨성대 △고려 성균관 △숭양서원 △선죽교 △표충비 △왕건릉 △7릉군 △명릉 △공민왕릉을 중심으로 북한 국보유적의 현재를 아울렀다. 특히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간행한 ‘조선고적도보(朝鮮古蹟圖譜)’에 실린 개성 유적의 사진을 함께 실어 문화유산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할 수 있다.
1391년 고려 공양왕 때 축조해 조선 태조 때 완공된 개성 남대문(위)과 충신 정몽주의 혼이 서린 선죽교.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고려 광종 21년(970년) 창건한 관음사의 대웅전(위)과 천문 관측을 위해 세운 개성 첨성대.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개성 하면 떠오르는 인물 포은 정몽주(1337∼1392). 그가 훗날 조선 태종이 되는 이방원 일파에게 목숨을 잃은 선죽교도 빠뜨릴 수 없다. 선죽교는 본래 난간이 없었으나 18세기에 따로 설치했다. 박 연구사는 “개성 문화유적은 민족공동의 유산인 만큼 안정적인 교류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뭣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