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2018년까지 90억 투입 옛도심 중구∼동구 사이에 조성 지원센터인 누들플랫폼도 설치
짜장면을 처음 상업 판매한 공화춘의 옛 건물을 리모델링한 짜장면박물관. 주말이면 하루 1000명 정도의 관람객이 찾아오는 이 박물관을 중심으로 2018년까지 차이나타운∼신포시장, 신포동, 용동 칼국수거리∼화평동 냉면거리를 잇는 아시아 누들타운이 조성된다. 인천시 제공
인천 동구 화평동 288 일대는 ‘화평동 냉면골목’으로 불린다. 경인전철 동인천역에서 북쪽으로 100m 떨어진 화평철교를 지나 왼쪽 길로 접어들면 냉면집 간판이 다닥다닥 붙은 골목이 나온다. 냉면 한 그릇을 먹기 위해 찾아온 애호가들로 늘 북적거린다. 화평동 냉면은 양이 많다. 일반 냉면집 그릇의 2배 크기로 면과 육수를 담은 그릇의 무게가 1.8kg에 달한다. 1883년 인천항이 개항하자 평안도 황해도 출신이 인천으로 많이 몰려들었다. 이들 지방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냉면이 자연스럽게 인천에 들어왔다.
1970년대 초 중구 경동에 있는 국수공장에서는 밀려드는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해 면발을 뽑는 사출기를 잘못 끼우는 경우가 많아 굵고 질긴 면발이 자주 나왔다. 국수공장 사장은 이 면발을 분식집 주인에게 건네며 선심을 썼다. 분식집 주인은 이 면발을 어디에 쓸까 고민하다 채소와 고추장으로 버무렸다. 쫄면은 이렇게 탄생했다.
인천시가 이런 누들(국수) 테마거리를 연결하는 ‘아시아 누들타운’을 조성한다. 시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총 90억 원을 들여 옛 도심권인 인천 중구와 동구에 아시아 누들타운을 조성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누들타운에는 일종의 지원센터인 누들플랫폼이 들어선다. 이곳에는 제면소를 비롯해 수타 시연실, 자영업자나 시민들을 위한 누들요리 강습실 등이 들어선다. 기존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한 뒤 개관할 예정이다. 시는 국내외 관광객이 인천을 찾을 때 ‘그곳에 꼭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누들타운을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누들로드에는 거리 마차상(馬車商)도 구상하고 있다. 근대 복고풍의 거리 향수가 물씬 풍기는 누들로드를 선보이겠다는 것.
실크로드의 요충지인 중국 란저우(蘭州)에서는 매일 아침 마차상과 식당에서 파는 육우(肉牛)면을 먹기 위해 줄을 서는 주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아시아 누들타운 사업은 일자리와 소득 창출 등 경제적 효과는 물론이고 면 요리를 통한 한중일의 문화적 공통점을 살린 창의적 관광 루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