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의 연출자 강병택 PD와 주연 조재현·박영규(왼쪽부터). 사진제공|KBS
정통사극 불구 개콘 제치고 시청률 독주
조재현 “행복지수 낮은 지금과 닮아”
박영규 “시청자 속 뚫어주는 대사의 힘”
“좀 더 다른 현실을 기대하는 시청자의 마음이 ‘정도전’에 투영된 것이다.”
고려 말, 혼탁한 정치 지형 속에서 새로운 시대와 혁명을 꿈꿨던 남자. 부국강병의 야망 속에 민본주의를 뿌리내리려 욕망했던 사람. 치열한 권력투쟁의 비참한 최후라는 역사적 교훈 속에 결코 자유롭지 못했던 야심가. 정도전에 대한 관심이 새삼 높다. 각종 관련 서적이 잇따라 출간되고 그에 대한 재조명도 이뤄지고 있다. KBS 1TV 대하사극 ‘정도전’이 그 대표적인 무대다.
특히 정도전은 그동안 여러 사극을 통해 ‘비운의 혁명가’로 정의됐지만 ‘정도전’에서는 민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실천적인 혁명가로 그려지고 있다.
‘정도전’의 장면들. 사진제공|KBS
이날 정도전 역의 조재현은 “고려 말기와 현 시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고, 그때처럼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낮다는 점에서 시청자가 공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현실을 갈망하는 시청자가 정도전이라는 캐릭터에 대리만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인임 역의 박영규는 그 힘을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정현민 작가의 집필력에서 찾기도 했다. 그는 “모든 대사를 새기고 싶을 정도로 시청자의 속을 시원하게 한다”면서 “정 작가는 선과 악이 세상을 유지시키는 힘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요인이 뒷받침된 ‘정도전’이 정통사극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데 대해 최영 역의 서인석은 “역사는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교본이 되는데 그 작업에 동참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수원(경기)|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