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친구/엘렌 그레미용 지음·장소미 옮김/288쪽·1만3000원·은행나무
안니는 파리에서 이사 온 부잣집 ‘M.부인’과 교류하면서 자연스레 루이와 멀어진다. 내성적인 안니는 그 부인이 다른 모든 이를 대신할 수 있는 것처럼 여기는 듯했다. 두 여인의 우정은 황당무계한 약속으로 인해 비극으로 변모한다. 불임인 M.부인을 위해 안니가 대신 임신을 하기로 한 것이었다.
루이의 편지는 점점 더 섬뜩한 서스펜스로 흘러가고, 카미유는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면서 편지의 진짜 주인을 찾기 위해 나선다. 루이는 누구이고 왜 이런 편지를 계속 보내는 것일까. 편지를 가장한 작가지망생의 원고?
이 프랑스 소설의 장점은 촘촘한 구성에 있다. 암시는 의외의 사실로 드러나고, 반전이 거듭되면서 책장을 넘기는 손길에 속도가 더해진다. ‘피가로’지 기자 출신으로 단편영화를 연출하기도 한 37세 작가의 데뷔작(2010년)이다. 작가는 “서스펜스와 로맨스의 미학을 이 소설에서 모두 구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프랑스에서만 40만 부 이상이 팔렸고, 뤼크 베송 감독이 영화 판권을 계약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